충남연구원 “농촌 마을 45곳, 사람이 사라졌다”…'무거주화 마을' 65세 이상 80% 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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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무거주화 마을 실태 및 정책 방안(충남리포트 제406호).

'충청남도 어느 농촌 마을. 아이 울음소리는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고, 경로당에 모이던 어르신들도 하나둘 세상을 떠났다. 남은 주민들은 “심심해서 못 살겠다” 말하고, 병원 한 번 가려면 읍내까지 나가야 한다. 이웃이 며칠째 보이지 않아도 확인할 방법이 없다.'

최근 충남연구원 윤정미 선임연구위원은 '충남 무거주화 마을 실태 및 정책 방안(충남리포트 제406호) 보고서'를 통해 충남 농촌 마을의 소멸하는 모습을 이같이 표현했다.

윤정미 선임연구윈원은 이번 보고서에서 농촌 소멸 실태를 행정리(마을) 단위로 진단하고, 단계별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보고서의 '무거주화 마을'이란 단순히 인구감소뿐만 아니라 공동체 기능 약화·기반시설 노후·정책 소외가 복합적으로 맞물리며 소멸을 향해 가고 있는 마을을 지칭한다.

2024년 기준 충남의 인구 50명 이하 과소마을은 299개로 2014년(156개)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또한, 65세 이상 인구가 50%를 넘는 고령마을은 같은 기간 240개에서 1754개로 7배 이상 폭증했다. 두 조건이 겹치는 과소 고령마을도 56개에서 213개로 4배 가까이 늘었다.

보고서에선 충남 전체 농촌 마을 중 총 45개 행정리를 무거주화 마을로 선정했다(중복 제외). 구체적으로는 실거주 인구 20명 이하의 초과소 마을 9개, 인구 30명 이하이면서 65세 이상 인구가 50% 이상인 과소고령마을 42개, 10년간 지속해 인구가 10% 이상 감소하는 마을 15개다.

지난해 무거주화 마을을 대상으로 한 실태 분석 결과, 무거주화 마을의 고령인구(65세 이상) 비율은 79.1%에 달한다. 10명 중 8명이 노인이다. 미취학 아동과 학생이 한 명도 없는 마을 비율은 73.5%다. 귀농·귀촌 유입도 극히 낮아 외부 인구를 통한 회복 가능성도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최근 5년간 신규 주택 건설이 단 한 건도 없는 마을 비율이 82.4%로 노후 주택과 빈집은 지속해 늘고 있다. 경제시설과 생산 조직이 하나도 없는 마을 비율은 77.8%로 농업 등 경제 활동 자체가 유지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민들이 꼽은 가장 큰 어려움 1위는 “매우 심심함”(22.7%)이었다. 공동체가 무너지면서 말 한마디 나눌 사람조차 없는 정서적 고립이 주민들을 괴롭히고 있다.

공동 1위로 “병원 이용의 어려움”(22.7%)이 꼽혔다. 읍·면 소재지에만 의료시설이 몰려 있어, 거동이 불편한 고령 주민들이 제때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공동체 활동 부족”(13.4%)과 “고독사 불안감”(12.4%)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에 주민들이 희망하는 농촌소멸 정책으로는 공동체 활동 지원(모임 활성화, 18.6%)이 1위를 차지했다. 외지인 유입(귀농·귀촌, 16.7%)과 소득이 있는 마을 조성(일자리 및 수익 창출, 16.7%)이 그 뒤를 이었다.

윤정미 박사는 “무거주화 현상은 인구감소를 넘어 빈집, 생활서비스, 돌봄, 이동권, 공동체 기능 등이 동시에 얽혀 있는 복합적인 문제인 만큼, △무거주화 마을 진단 및 관리체계 구축 △생활기반 서비스 및 이동권 확보 △공동체 회복 및 주민 주도 활성화 △제도적 통합 기반 조성 및 농촌공간 전환 전략 등 단계별 맞춤형 대응 체계가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안수민 기자 smah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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