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취업서 경력설계로”…노동부, 중장년 '경력지원서비스'로 개편

고용노동부가 중장년 재취업지원서비스를 '경력지원서비스' 중심으로 개편한다. 단순 퇴직자 대상 재취업 교육에서 벗어나 노동자가 원하는 직업훈련·일경험·경력설계를 직접 선택하도록 하고, 의무 적용 대상도 중견·중소기업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고용노동부는 14일 서울 마포구 DHL코리아에서 현장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재취업지원서비스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현행 재취업지원서비스는 1000인 이상 기업이 50세 이상 퇴직 예정자에게 진로설계·취업알선·취창업 교육 등을 제공하도록 한 제도다. 하지만 대기업 중심 구조와 낮은 참여율, 형식적 운영 등으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 의무 대상 기업 1080곳 가운데 서비스를 제공한 기업은 643곳에 그쳤고, 대상 노동자 9만5733명 중 참여자는 2만7179명 수준이었다.

정부는 우선 의무 사업장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1000인 이상 기업에만 적용되던 제도를 2027년 500인 이상, 2029년 300인 이상 사업장까지 넓힌다. 적용 대상은 현재 약 1100개 기업·9만명 수준에서 2029년 약 1900개 기업으로 확대된다.

명칭도 '재취업지원서비스'에서 가칭 '경력지원서비스'로 변경한다. 정부는 기존 제도가 '퇴직 예정자 교육'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강했던 만큼, 경력관리·역량향상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방침이다. 노동자가 직접 서비스를 요청할 수 있는 권리도 법에 명시한다.

특히 노동자 선택권이 대폭 강화된다. 기존에는 기업이 정한 교육을 일괄 제공하는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노동자가 원하는 직업훈련, 일경험, 경력전환 프로그램 등을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꾼다. 기업은 근로시간 조정, 연가 처리, 교육출장, 비용 지원 등 방식으로 이를 지원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온라인·주말·야간 과정도 확대한다. e-중장년 플랫폼과 디지털 원격훈련 아카이브를 활용해 시간·장소 제약 없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폴리텍 중장년 특화훈련과 국민내일배움카드 훈련도 확대할 계획이다. 직업훈련 전반에는 인공지능(AI) 리터러시 교육도 포함된다.

산업전환 대응 기능도 강화된다. 노동부는 산업전환 공동훈련센터를 통해 AI·디지털·신산업 분야 직무전환 훈련을 확대하고, 지역별 산업구조 변화에 맞춘 특화훈련도 강화하기로 했다.

중견·중소기업 지원책도 마련된다. 정부는 중장년내일센터에 '재취업지원서비스 기업과정'을 신설하고, 기업 컨설팅·담당자 연수·공동이행 모델 등을 지원한다. 업종·지역·원하청 단위 공동 운영 방식도 허용해 중소기업 부담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공공고용서비스 연계도 강화된다. 정부는 재취업지원서비스 이력을 DB화해 고용24에서 통합 관리하고, 이를 중장년내일이음패키지와 연계해 훈련·일경험·취업알선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하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40+ 조기경력설계' 체계로 전환한다. 단순 퇴직 직전 교육이 아니라 40대부터 경력진단과 전직 준비를 지원하는 구조다. 정부는 경력개발센터를 단계적으로 구축하고 AI 기반 경력설계 시스템도 도입할 계획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AI, 탄소중립 등 급속한 산업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만큼 중장년 노동자의 지속적인 경력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노동자가 원하는 재취업활동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를 실효성 있게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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