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부과한 통행료를 실제로 징수해 중앙은행 계좌에 예치하면서 해협 통제 정책이 실행 단계에 들어갔다.
이란 현지 매체 프레스TV 등에 따르면 이란 군은 23일(현지시간) 선박 통행 허가 대가로 받은 통행료를 이란 중앙은행 계좌에 처음 입금했다. 해당 자금은 경제재무부 단일 계좌로 처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중앙은행은 “통행료는 현금 형태로 납부됐다”며 “암호화폐로 받았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어떤 국가의 통화로 지급됐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서방 언론은 이란이 위안화나 비트코인 등으로 통행료를 수납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이란 당국은 이를 공식 부인했다.
이번 조치는 법적 근거도 갖춘 상태다. 이란 의회(마즐리스)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회는 지난 21일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주권 확립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의결했다. 법안에는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이 이란 당국의 사전 허가를 받도록 하고, 통행료를 자국 통화인 리알화로 납부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통행료 규모는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지에서는 화물 종류와 물량, 항해 위험도 등을 반영해 차등 부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조선의 경우 배럴당 1달러 수준, 초대형 유조선(VLCC)은 약 200만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란이 실제 통행료 징수를 시작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은 단순한 군사적 통제 구역을 넘어 수익 창출이 가능한 해상 관문으로 성격이 변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에서 구조적인 통행 비용이 발생할 경우 글로벌 해운비와 에너지 가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