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선거가 오세훈 현 시장과 정원오 후보 간의 양자 대결로 압축됐다. 누가 승자가 되든 서울시 조직의 대대적인 인공지능 전환(AX)은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될 것이다. 생성형 인공지능(AI)과 에이전트 기반 행정이 본격화하면서 정책 결정과 실행의 속도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AI는 더 이상 정보기술(IT) 부서만의 업무가 아니다. 선거 이후 새롭게 출범할 민선 9기 서울시정 AI 정책을 총괄할 조직의 위상을 '실 단위'로 격상해 실행력을 극대화하고 권한을 재설계하는 고민이 필요하다.
서울시는 최근 AI 정책 컨트롤타워로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인공지능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서울시 AI 정책의 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제도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차원이다. 하지만 현재 구조는 컨트롤타워라기보다 조정기구에 가깝다.
위원회는 전략을 논의하고 방향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실제 정책을 집행하고 예산과 인력을 통합적으로 운용하는 권한은 제한적이다. 실행은 여전히 각 실·국에 분산돼 있다. 결국 AI 정책은 부서별 과제로 흩어지고 중복 투자와 속도 저하라는 구조적 한계를 피하기 어렵다.
경기도는 2024년 7월 전국 최초로 'AI국'을 출범해 정책·산업·행정 AI를 통합 관리하고 있다. 수원시는 지난해 기초지자체 최초로 국 단위 전담 조직인 'AI스마트정책국'을 신설했다. 중앙정부의 움직임도 마찬가지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1월 기존 '디지털정부혁신실'을 '인공지능정부실'로 확대 개편하며 공공분야 AX를 위한 전열을 가다듬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글로벌 메가시티 서울을 돌아보게 된다. 서울시는 17개 실·국과 산하기관이 참여하는 61개 AI 행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위원회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AI 정책을 총괄하는 '인공지능정책실(가칭)'과 같은 실 단위로의 조직 격상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AI는 교통, 복지, 안전, 주택 등 시정 전 분야를 관통하는 기술이다. 현재의 국 단위 체제에서는 타 부서와의 예산 조정이나 데이터 통합 과정에서 추진 동력이 분산될 우려가 크다. 조직의 위상이 높아져야만 시정 전체를 아우르는 강력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며 정책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
서울시는 최근 급변하는 AI 기술 환경에 대응하고 시정 전반에 AI를 도입·확산하기 위해 향후 3년간 AI 정책 방향을 담은 'AI 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빠르면 올해 10월 말에서 11월 사이 최종안이 도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AI 정책은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는 문제가 아니다. 데이터 표준, 시스템 연계, 서비스 설계, 윤리와 책임 체계까지 포함하는 전면적 행정 재설계다. 어떤 권한을 가진 조직이 총괄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향후 구체화될 '서울형 AI' 정책 방향에 맞춰 이를 빠르고 과감하게 추진할 조직 체계 뒷받침이 필요하다.
AI 패권은 미국과 중국이 양분하고 있지만, 도시 단위에서는 아직 'AI 수도'라 불릴 만한 절대 강자가 등장하지 않았다. 서울이 파편화된 디지털 사업을 수행하는 조직을 넘어, 서울의 미래 경쟁력을 총괄하는 강력한 거버넌스를 구축해 선점포를 쏴야 하는 이유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