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일하고 싶은 산단을 만들려면, 우리가 직접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책을 찾는 자리가 필요합니다.”

버스가 오지 않는 정류장, 퇴근 후 갈 곳 없는 거리의 문제를 해결할 열쇠는 결국 그곳에서 살아가는 청년 근로자가 가지고 있었다. 매일 출근하는 일터의 불편함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직접 산단 변화의 '설계자'로 나서야 한다는 뜻이다.
17일부터 18일까지 주말 이틀간 충남 예산의 스플라스 리솜에서 열린 '산업단지 정책 해커톤 대회'는 올해 1월 한 청년 근로자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에게 던진 이 한마디에 시작됐다.
해커톤은 정책 수요자인 청년 근로자가 산단 현장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직접 분석하고 개선안을 설계하는 '상향식(Bottom-up) 정책 발굴'의 모델로 기획됐다. 1박 2일간의 밤샘 끝장토론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는 역시 '교통'과 '정류장'이었다. 참가자들은 산단 내 통근 버스와 이동 수단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에 공감하며, 단순히 버스를 늘리는 차원을 넘어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심사 결과, 영예의 최우수상(장관상)은 어둡고 불편한 산단 내 버스정류장을 복합 서비스 거점으로 개조하는 '온통(On-通) 이음 정류장'을 제안한 '붕어빵' 팀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정류장을 지역 사회와 산단을 연결하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재정의해 심사위원들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산단 내 금융·행정 서비스를 한곳에 모은 종합 배달 플랫폼인 '부르미'를 비롯해, 유휴 공장 공간을 문화·창업 시설로 활용하는 '공장 비워드림', 1인 가구 청년 근로자들을 위한 '산단 내 반려동물 돌봄 서비스' 등도 수상했다. 근로자들의 직무 역량을 실질적으로 높여줄 'AI 기술 공유 플랫폼'도 현장의 큰 호응을 얻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현실과의 조화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담대하게 변화할 수 있어야 한다”며 “오늘 발표된 아이디어 중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사항들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산업단지를 청년들의 삶이 변화하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