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그리스 여성, 희귀 양코파리 감염 사례

사람 감염이 드문 기생충 '양코파리'가 사람의 몸속에서 이례적으로 번데기까지 자란 사례가 확인됐다.
8일(현지시간) 미국 과학전문매체 라이브사이언스 등에 따르면 이번 사례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행하는 학술지 '신종 감염병'(Emerging Infectious Diseases·EID) 최신호를 통해 소개됐다.
감염 환자는 그리스의 한 양떼 목장에서 일하는 58세 여성으로, 지난해 10월 재채기를 하는 순간 코에서 벌레가 나오는 증상을 보였다.
환자는 벌레가 나오기 전 얼굴 중앙 부위에 통증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통증은 점차 심해졌고, 통증이 시작된 지 약 2~3주 후에는 심한 기침 증상도 보였다고 한다.
진찰 결과 이비인후과 의사는 환자의 코 옆에서 파리 유충을 확인했다. 수술을 통해 어금니 위에 위치한 상악동(부비강 중 가장 큰 공간)에서 서로 다른 성장 단계의 유충 10마리와 번데기까지 자란 1마리를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코에서 나온 유충은 양코파리(Oestrus ovis)로 확인됐다. 양, 사슴, 염소 등 동물의 콧구멍에 유충을 분사해 번식하는 기생충이다.
양코파리가 인간 몸에 기생하는 경우가 드문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체로 눈 주변을 통해 감염되는데, 이번 사례는 특이하게 사람의 콧속에 유충을 낳았다.

특히 이번 사례의 독특한 점은 유충 중 한 마리가 번데기까지 자랐다는 점이다. 보통 양코파리는 양과 염소의 비강 내에서 자라다가 탈피한 후 토양으로 배출되고 번데기가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반적으로 건강하고 제대로 기능하는 부비강은 파리 유충이 정착하기에 이상적인 장소가 아니다. 온·습도가 맞지 않고, 번데기 발달을 방해하는 여러 점액과 면역 반응 박테리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환자는 비중격만곡증(콧구멍을 나누는 연골이 휘어진 구조적 질환)이 매우 심했다. 연구진은 이 질환으로 인해 유충이 자라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이 사례가 양코파리가 인간에게 적응하는 초기 징후일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다만 앞서 보고된 적 없는 사례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