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수와 수출이 동시에 개선 흐름을 보였지만 중동 전쟁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경제동향 4월호'에서 우리 경제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과 설비투자도 높은 증가세를 보이며 생산 측면에서도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동반 개선되는 모습이다.
실제 1~2월 기준 전산업 생산은 전년동기 대비 2.6% 증가하며 완만한 개선 흐름을 유지했다. 반도체 생산은 같은 기간 10.1% 증가하며 제조업 증가폭 확대를 견인했고, 서비스업도 3.3% 늘어나며 경기 회복을 뒷받침했다.
소비 역시 완만한 개선세를 지속했다. 소매판매액은 1~2월 평균 기준 전년동기 대비 2.7% 증가하며 내수 회복 흐름이 이어졌고, 서비스업 생산도 같은 기간 3.3% 늘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3월 기준 107.0으로 기준치(100)를 상회했지만, 전월(112.1)보다 하락하며 불안 요인도 감지된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장비를 중심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1~2월 평균 설비투자는 전년동기 대비 9.3% 증가했으며, 기계류(9.1%)와 운송장비(9.8%) 모두 양호한 흐름을 나타냈다. 특히 반도체 제조용 장비 투자가 40.0% 급증하며 전체 설비투자 증가를 견인했다.
반면 건설투자는 여전히 부진하다. 1~2월 건설기성은 전년동기 대비 -3.0%를 기록하며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지난해 4분기(-15.1%)에 비해서는 감소폭이 축소됐다. 특히 주거용 건축 부진이 지속되며 전체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
수출은 ICT 품목을 중심으로 강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3월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48.3% 증가했으며, 일평균 기준으로도 41.9% 늘었다. 반도체(140.5%)와 컴퓨터(176.6%) 수출이 급증하며 전체 수출을 견인했다.
그러나 3월 들어 중동 전쟁 여파가 본격화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2월 68.4달러에서 3월 128.5달러로 급등하며 국제유가가 크게 상승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확대되면서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가 상승은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3월 소비자물가는 2.2%로 상승했으며, 석유류 가격 급등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향후 항공료 등 연관 품목으로 물가 상승이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시장 변동성도 확대됐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월 말 3.55%로 전월 말(3.04%)보다 상승했고, 주가는 하락했다. 코스피는 2월 말 6244.1에서 3월 말 5052.5로 큰 폭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안전자산 선호 영향으로 1500원대로 상승했다.
KDI는 “완만한 경기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나 중동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과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며 “향후 수출 여건과 투자 회복이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