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백신 맞았을 뿐인데…” 치매 위험 '절반' 뚝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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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을 막기 위해 접종하는 백신이 단순한 감염 예방을 넘어 치매 위험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사진=게티이미지

독감을 막기 위해 접종하는 백신이 단순한 감염 예방을 넘어 치매 위험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특히 일반 용량보다 '고함량' 독감 백신이 더 두드러진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3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최근 학술지 '신경학(Neurology)'에 실린 연구에서 고함량 백신을 맞은 고령자는 표준 용량 백신 접종자보다 치매 발생 가능성이 더 낮은 경향을 보였다. 해당 백신은 주로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며, 면역 반응을 보다 강하게 유도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분석 결과 고함량 백신을 접종한 집단은 치매 위험이 약 55% 줄어든 반면, 일반 백신을 맞은 경우 감소 폭은 약 40% 수준으로 집계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가 면역 체계 변화와 연관됐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독감 같은 감염은 체내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이 과정이 장기적으로 뇌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데, 백신이 감염 자체를 줄이는 동시에 염증을 완화해 신경계 손상을 줄였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또 백신이 면역 기능을 반복적으로 자극하며 '학습 효과'를 일으켜 뇌의 퇴행성 변화를 늦추는 데 기여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실제 이전 연구에서도 독감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 위험이 최대 30~40%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접종 횟수가 늘어날수록 효과가 커지는 경향도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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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을 막기 위해 접종하는 백신이 단순한 감염 예방을 넘어 치매 위험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사진=게티이미지

폴 슐츠 미국 휴스턴 맥고번 의과대학 교수는 “65세 이후에는 면역력이 떨어져 감염 대응 능력이 약해진다”며 “이 때문에 고령층에게 고용량 백신 접종이 권장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연구 저자인 아브람 사무엘 부크빈더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신경과 박사는 “고함량 백신 선택이 노화로 인한 뇌 기능 저하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간단하고 안전한 방법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관찰 연구에 기반한 만큼 백신이 치매를 직접적으로 예방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개인의 생활 습관이나 기존 건강 상태 등 다른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예방접종이 고령층 건강 관리에서 중요한 수단이라는 점에는 공감하고 있다. 감염 차단을 넘어 전반적인 신체 상태, 특히 뇌 건강 유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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