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이 군 작전 의사결정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며 전쟁의 양상을 바꾸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방은 분절된 지휘체계와 데이터 단절, 낙후된 정보기술(IT) 인프라와 제도 등 묶여 진일보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방 AI 전환의 '골든타임'을 사수하기 위해 인프라·데이터·제도 전반의 혁신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김득화 펀진 대표는 지난 1일 부승찬·유용원 의원실이 주최하고 전자신문이 주관한 '이란戰으로 본 AI 전쟁 : 국방 혁신과 생명 윤리' 긴급 현안 토론회 발제자로 나서 “현재의 하드웨어 중심 획득 체계로는 빠르게 발전하는 AI를 전력화하기 어렵다”면서 “미국의 신속획득법(OTA·Other Transaction Authority)과 같은 유연한 계약 방식이 도입되어야 민간의 혁신 기술이 군 현장에 빠르게 도입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대표는 “실제 전투실험에서 AI 참모를 활용했을 때 지휘관과의 결심 일치율이 91%까지 상승하며 인간 판단과 유사한 수준까지 도달했다”면서 “현재 군은 2.5세대 수준의 IT 인프라를 가지고 5~6세대급 AI를 구동하려고 하는데 IT 환경과 인프라를 먼저 진화시켜야 그 위에서 AI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패널토의에서는 군의 폐쇄된 데이터 환경이 AI 학습과 모델 정교화를 가로막는 장벽이라는 점이 공통적으로 지적됐다.
양승현 코난테크놀로지 부사장은 “국방 데이터 공유가 이뤄지지 않아 사업마다 처음부터 다시 구축하는 비효율이 반복되고 있다”며 “데이터 등급체계와 샌드박스 등 제한적인 범위에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 이들 데이터가 상호 호환되도록 표준화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윤리 측면에서는 AI가 지휘관의 결심을 돕는 참모 역할을 하되 최종 타격 승인은 반드시 인간이 담당해야 한다는 원칙을 정립해야한다는 제언도 있었다.
김명주 AI안전연구소장은 “AI가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최종 결정권은 인간이 가지는 '휴먼 인 더 루프' 원칙은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면서 국제적으로 협의된 최소한의 '레드라인(한계선)' 설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방 관련 AI 활용을 위한 근거 조항이 될 '국방인공지능법' 통과도 시급하다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월 공동 발의한 국방인공지능법은 최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 안건으로 한 차례 올라갔지만 논의가 시작되지 못했다.
부승찬 의원은 “AI 최신 기술을 접목하기 위해 낙후된 국방 IT 인프라 개선을 위한 전폭적인 투자가 선행되어야 하고, 데이터 공유 한계와 자군 이기주의를 넘어 전략 전술 측면에서 AI 통합 운용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한다”면서 “민간 기술을 국방 분야로 빠르게 편입시키기 위해 국방인공지능법 통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용원 의원은 “이란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AI 전장분석 체계가 지휘결심 시간을 100분의 1로 줄이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국방 AI가 현실화하려면 중요한 것이 법적인 뒷받침인 만큼 국방인공지능법을 포함해 소프트웨어, 사이버안보 등 미래전을 주도할 주요 법안 체계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