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여 년 만에 달을 향해 나아간 인간 우주비행사들 사이, 야구공 크기의 작은 봉제 인형 '라이즈'(Rise)가 함께해 눈길을 끌고 있다.
1961년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소련)이 우주선에 작은 인형을 싣고 올라간 이후, 인형 지참은 우주 여행의 전통처럼 자리 잡았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비교적 최근 이 같은 전통을 받아들여 1990년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에 인형을 싣기 시작했다. 참고로 미국이 최초로 우주여행에 실은 인형은 '피너츠'의 캐릭터 스누피다.
미국 동부시간으로 1일 오후 6시 35분,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유인 달 탐사 임무 '아르테미스 2호' 우주선에도 전통대로 인형이 실렸다.

이번에 실린 인형의 이름은 '라이즈'로 북부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초등학교 2학년생 루카스 예가 디자인했다. 나사가 개최한 달 마스코트 공모전에서 2600개 작품 사이 선정된 귀여운 캐릭터다.
라이즈는 지구와 별, 두 개의 발사 로켓이 그려진 모자를 쓰고 있는 야구공 모양의 인형이다. 우주비행사 빌 앤더스가 아폴로 8호 임무 중 크리스마스 이브에 촬영한 지구 일출 사진에서 영감을 받은 그림이다.
아르테미스 2호에 탑승한 우주비행사 크리스티나 코크는 “이번 임무의 주제는 아폴로 8호에서 촬영된 '지구 일출' 사진이다. 우리 모두에게 영감을 주는 사진”이라며 인형의 디자인과 이번 임무가 잘 맞아떨어진다고 말했다.
작은 인형은 긴장감 넘치는 극한의 상황에서 우주비행사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역할을 한다. 가가린 역시 자녀가 고른 인형을 보며 우주에서도 평온을 얻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동시에 인형은 우주선의 중력 상태를 알려주는 일종의 지표 역할을 수행한다. 우주선이 무중력(미세중력) 상태에 진입하면, 우주선 안에서 둥둥 떠올라 우주비행사에게 시각적으로 알려주는 표시기(Zero-G Indicator) 역할을 하는 셈이다. 부드러운 봉제 인형이기 때문에 민감한 기기나 창문에 부딪혀도 고장을 일으키지 않는다.
이번 임무에 참여한 라이즈에게는 한 가지 임무가 더 부여됐다. 역사적인 비행을 위해 전 세계 560만 명의 이름이 담긴 마이크로SD 카드를 지키는 역할이다.
무인으로 진행된 아르테미스 1호에서는 25x18cm 크기의 스누피가 탑승했다. 스누피는 나사의 공식 마스코트이자 미국의 대표 우주 인형으로 활약하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