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가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학사 운영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단순 시나리오 기반 챗봇을 넘어 방대한 학칙과 규정을 스스로 학습한 '지능형 AI 상담 시스템'이 확산되며 행정 업무 효율화에 기여하는 모양새다.
서울대는 학내 규정 전반에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통합 규정 챗봇'을 지난달 도입했다. 서울대는 기존 IT 안내 서비스 '스누봇'과 범용 AI 플랫폼 '스누AIChat'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규정 데이터만을 학습한 '규정 전용 AI' 시스템을 추가 도입해 행정 운영을 고도화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규정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학습한 AI 챗봇 도입 이후 부서마다 반복되던 규정 문의가 줄고, 행정 효율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AI 도입으로 학생들의 정보 탐색 과정도 간소화된다. 대학 생활에서 학생들이 겪는 대표적 불편 중 하나는 파편화된 정보 구조다. 서울여대는 지난해 말 학내에 흩어져 있던 규정과 공지, 학사 정보를 AI 기반 상담 시스템으로 통합했다. 대학 규정집과 공지사항 등 분산된 데이터를 학습해, 학생이 자연어로 질문하면 즉시 검증된 답변을 제공한다.
출처가 명확한 데이터 기반 답변을 생성해 AI의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 우려를 줄였다. 24시간 응대도 가능해 행정실 운영 시간 외 학생 문의를 처리한다.
서울여대와 협업한 클라썸 관계자는 “교직원이 일일이 응대하던 입학, 학사 제도, 장학 등 반복적인 문의를 AI가 학칙과 학사 데이터를 학습해 자동으로 답변하는 구조”라며 “대학 입장에서는 행정 자원을 줄이고 효율을 높이기 위해 AI 도입을 확대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 정보 제공을 넘어 대학 구성원 전체의 AI 활용 역량을 강화하려는 고도화된 움직임도 나타난다. 경희대가 이달 도입한 대학 전용 생성형 AI 플랫폼 'ChatKHU'는 교육·연구·행정 전반에 AI를 적용했다.
ChatKHU는 오픈AI, 구글, 앤스로픽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최신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통합 제공한다. 학생과 교직원은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 텍스트 작성은 물론 이미지·영상 생성, 데이터 분석까지 수행할 수 있다. 코딩 없이 챗봇을 제작하거나 공유할 수 있는 스토어, 여러 LLM 모델과 맞춤형 챗봇을 활용하는 '채팅' 기능 등도 제공한다.
아울러 개발 경험이 없는 구성원도 교내 업무 매뉴얼, 규정, 강의자료 등을 기반으로 챗봇을 구축할 수 있어 교직원의 AI 활용 역량을 자율적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수환 한국교육개발원 디지털교육연구실 부연구위원은 대학의 AI 고도화 경향에 대해 “대학들이 AI를 활용해 규정 안내나 반복 문의 대응처럼 정형화된 업무의 실제 효율화를 가져오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며 “다만 생성형 AI는 환각 등 한계가 있는 만큼 단순 기술 적용이 아닌 어떠한 행정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목적과 의도를 명확히해야 효과를 얻는다”며 신중한 접근도 강조했다.
향후 대학이 활용하는 AI는 행정 효율화를 넘어 점차 영역을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위원은 “AI는 고등교육에서 더 빠르게 고도화될 수 있다”며 “대학 행정, 운영 효율화를 넘어 학생에게는 연구 역량을 강화하는 실질적인 도구로 활용되고 교수에게는 연구의 동료로 기능하는 방향으로 고도화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권미현 기자 mh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