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쟁에 원유 팔아 3조 챙긴 러…“'미국의 눈' 박살낸 이란, 러가 100%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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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미군의 E-3 센트리 공중 조기경보통제기(AWACS)의 완전히 파괴된 잔해. 사진=엑스(X·옛 트위터)
젤렌스키 “러 위성이 美 공군기지 반복 촬영, 100% 확신”

이란 전쟁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러시아가 최대 수혜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며 중동산 석유와 가스 공급이 차질을 빚자, 인도와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은 대체 공급원인 러시아산 에너지를 앞다퉈 확보하고 있다.

러시아산 우랄 원유 가격은 전쟁 전인 1~2월 배럴당 평균 52달러 수준이었지만, 3월 들어서는 70~80달러까지 치솟았다. 러시아는 전쟁 발발 이후 불과 12일 동안 석유 수출만으로 최대 19억달러, 우리 돈 약 2조8000억원의 추가 수입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석유·가스 업체들과의 회의에서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발생한 추가 수익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산 석유·가스 관련 제재를 한 달간 완화했고, 유럽연합도 러시아산 원유 수입 영구 금지 계획을 미루면서 러시아에는 예상치 못한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국제사회의 관심이 중동으로 쏠리면서 우크라이나 전선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지원도 약해지고 있다. 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 안토니우 코스타는 최근 브뤼셀 회의에서 “이란 전쟁의 유일한 승자는 러시아”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화동사범대학 러시아학센터의 장신 부소장은 “유가 급등이 러시아 재정에 큰 도움을 주고 있으며,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보내려던 군사 장비를 중동으로 돌릴 가능성도 있어 러시아에는 반사이익이 크다”고 분석했다. 베를린 카네기 러시아·유라시아센터의 알렉산더 가부예프 소장 역시 “중국의 러시아산 석유·가스 의존도는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러시아 싱크탱크 발다이클럽의 안드레이 코르투노프는 “중국과 인도에 대한 에너지 공급국으로서 러시아의 전략적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호황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상하이국제문제연구소의 자오룽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를 낮추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러시아의 추가 이익이 제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이란의 중동 내 미군 공격을 지원하기 위해 군사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카타르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이란을 돕고 있는가? 물론이다. 100%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정보당국 자료를 근거로, 러시아 위성이 지난 20일과 23일, 25일 사우디아라비아의 프린스 술탄 미 공군기지를 반복 촬영했다고 주장했다.

이 기지는 촬영 직후인 27일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받았다. 당시 공격으로 미군 10여명이 다쳤고, 케이시-135 공중급유기 최소 2대가 크게 파손됐다. 또 미군의 대표적인 조기경보통제기인 이-3 센트리가 파괴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3 센트리는 장거리 레이더를 통해 적 항공기와 미사일을 탐지하고 다른 전투기에 정보를 전달하는 '하늘의 눈' 역할을 하는 기종으로, 실전에서 파괴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시설을 한 번 촬영하면 공격 준비, 두 번째 촬영하면 공격 모의, 세 번째 촬영이면 하루나 이틀 안에 실제 공격이 이뤄진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측은 위성 사진이나 이를 확보한 경위에 대한 구체적 증거는 공개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이란과의 군사 협력은 인정하면서도, 미군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는 의혹은 부인하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군사기술협력 협정에 따라 이란에 일부 장비를 제공했지만, 미군 정보를 넘겼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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