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 붉은사막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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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은 통신미디어부 기자

“붉며들었다”

불편하고 아쉬운 점을 지적하면서도 다시 접속하게 만드는 펄어비스 신작 '붉은사막'의 묘한 흡인력을 설명하는 표현이다. 국내에서는 혹평이 이어지지만 해외에서는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출시 첫날 200만장, 4일 만에 300만장을 돌파했다. 판매량 대부분은 해외에서 발생했고, 국내 비중은 1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반응은 냉정하다. “완성도가 떨어진다” “불편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초반부 서사 전개는 몰입을 저해하고, 일부 구간에서는 플레이 피로감을 유발한다.

기자는 사전 리뷰부터 지금까지 60시간 넘게 플레이하며 펄어비스에 적지 않은 쓴소리를 던졌다. 아쉬움과 더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러면서도 퇴근 후 다시 게임을 켜는 것을 멈출 수 없다. 해외에서도 비슷하다. 불평하면서도 게임 속 '파이웰 대륙'으로 빠져든다. '붉며든다'는 표현이 나온 배경이다.

펄어비스의 대응도 주목할 부분이다. 유저 피드백을 즉시 반영해 기능을 추가했다. 작은 개선이지만 체감은 전혀 다르다. 플레이 경험이 달라지며 감동까지 느껴졌다.

물론 국내 반응이 냉정한 이유도 분명하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중심으로 성장해온 한국 게임사가 PC·콘솔 기반 트리플A급 대작에 도전한 데 따른 불신이다. 문제는 방향이다. 단점으로 지적하는 것과 '실패'로 규정하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다.

붉은사막은 가능성을 증명했다. 기술력, 스케일, 전투 경험, 무엇보다 유저를 붙잡아두는 힘은 이미 통하고 있다. 남은 건 시간과 업데이트다. 부족한 부분에는 쓴소리를 던지되, 잘하는 지점에는 분명하게 점수를 줘야 개발사도 방향을 잡는다.

붉은사막은 한국 게임 산업이 콘솔·패키지 시장에서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다. 지금의 성과와 도전이 K게임의 기준을 바꾸는 시작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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