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서 벌어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간의 이른바 '2026 이란전쟁(2026 Iran War)'은 현대전의 교과서를 완전히 다시 쓰게 했다. 58억원에 달하는 패트리엇(PAC-3) 미사일이 한 발에 3000만원도 안 되는 이란제 '샤헤드-136' 자폭 드론을 잡기 위해 쉴 새 없이 발사되는 광경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최근에는 전기모터를 단 자촉드론 샤헤드-101로 은밀한 공격에 방공시스템 탐지가 더욱 어려워졌다. 패트리어트 요격 성공률 90%라는 수치 이면에는 '200배의 비용 격차'라는 잔인한 경제적 비대칭성이 숨어 있다. 이제 드론은 전장의 보조 수단이 아니라, 국가의 안보 예산과 전략적 인내심을 고갈시키는 '비대칭 소모전'의 핵심 상수로 등극했다.

◇우크라이나와 중동이 입증한 '드론의 효용성'
드론의 파괴적 가성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이미 실증된 바 있다. 우크라이나의 '스파이더웹(Spiderweb)' 작전은 제작비 50만원 수준의 FPV(First-Person View) 드론이 수억달러 가치의 러시아 전략폭격기를 무력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자율 비행 기술이 접목되면서, 전파 방해(Jamming)가 심한 환경에서도 스스로 표적을 찾아가는 'AI 드론'이 전장의 게임 체인저로 활약하고 있다.
해상에서도 미국제 '스위치블레이드(Switchblade)'와 같은 자살 특공 드론이 러시아 흑해 함대를 침몰시키며 거대 함정의 시대를 위협하고 있다. 이처럼 드론은 저렴한 가격으로 고가의 핵심 자산을 타격하는 '비용의 비대칭성'을 통해 약자가 강자를 상대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됐다. 이러한 전술적 성공은 이제 중동을 넘어 한반도의 안보 전략에 까지 투사되고 있다.
◇해외 개발 사례로 본 '드론 대전'의 현주소
세계 주요국은 이미 드론을 차세대 국방의 핵심 동력으로 삼고 파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가장 앞서가는 미국은 '애질리티 프라임(Agility Prime)' 프로그램을 통해 민간의 첨단 항공모빌리티(AAM) 기술을 군의 후방 지원 체계에 즉각 수용하고 있다.
단순히 작은 정찰기를 만드는 수준을 넘어, 탑재중량 200kg 이상의 대형 수송 드론을 활용해 군수 물자 보급과 인명 구조를 자동화하는 혁신 모델을 구축 중이다. 이는 유인 헬리콥터 대비 연료비를 80~90% 절감하고 유지보수 비용을 절반 이하로 줄이는 압도적 효율성을 목표로 한다. 이스라엘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과 헤르메스900(Hermes900) 같은 정밀 타격 드론을 보유하고 있다. 레이저 무기를 활용해 드론을 저비용으로 격추하는 '드론 돔' 체계는 소모전의 딜레마를 극복할 대안으로 꼽힌다.
반면 중국은 저가형 부품 시장을 장악하며 전 세계 드론 공급망을 압박하고 있다. 군용 드론의 두뇌인 비행제어장치부터 모터에 이르기까지 중국산 부품 의존도를 낮추지 못하면, 전시에 드론은 언제든 '트로이 목마'로 변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드론봇 전투체계' 구축을 목표로 2026년까지 드론작전사령부를 통해 드론 전력을 2배 이상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공격드론과 방어 대드론의 모의전투와 정찰용 소형 드론에 집중돼 있다. 탑재중량 200kg 이상 고중량 수송 드론이나 다수의 드론을 동시에 제어하는 군집(Swarm) 관제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다. 산악 지형이 많고 도서 지역 보급이 잦은 우리 군의 특성상, 유인 수송차량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에 자동 보급이 가능한 대형 드론 체계의 조기 확보는 필수적이다.
◇드론 개발의 성공은 막대한 파급효과를 가져온다.
군사적 측면에서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적의 발사대나 지휘부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저비용 고효율' 전력 구조를 완성할 수 있다. 또 6G 통신과 네트워크로 연결된 드론 군단은 전장에서 완벽한 정보 우위를 제공할 것이다.
산업적 측면에선 군용 드론 개발에서 축적된 자율 비행 및 고에너지 배터리 기술은 도심항공교통(UAM)과 물류 자동화 시장으로 전이돼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마중물이 된다. 국내 드론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1조2000억원 수준에서 2030년 약 4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해외 드론시장은 2024년에는 603억7000만달러였으며, 2034에는 약 1조4458억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연평균성장률 37%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K방산'의 새로운 효자 품목으로서 글로벌 드론 시장을 선점할 기회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이 글로벌 드론 강국으로 도약하고 '드론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관련정책 개선이 수반돼야 한다.
첫째, 공급망의 '탈중국화'와 부품 국산화 이니셔티브다. 군용 드론의 핵심 부품인 FC(Flight Controller), 통신 모듈, 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BMS)의 국산화율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 보안성이 담보되지 않은 하드웨어는 안보의 취약점이 된다. 정부 차원의 연구개발(R&D) 지원을 통해 '부품 주권'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
둘째, 조달 절차의 과감한 '패스트트랙' 도입이다. 민간의 기술 발전 속도는 군의 획득 절차보다 훨씬 빠르다. 2026년 예정된 '대한민국 드론 공방전'과 같은 실증 대회를 정례화하고, 여기서 검증된 민간 스타트업의 혁신 기술을 즉각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유연한 조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셋째, AI 기반의 자율 비행과 대드론 체계의 병행 개발이다. 단순히 기체를 만드는 것을 넘어, 전파 방해를 이겨내는 AI '두뇌'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아울러 적의 드론 공격을 저비용으로 막아낼 수 있는 레이저 요격 체계와 같은 방어 자산 개발에도 정책적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끝으로 국내에서 드론을 개발·운용하려면 국토교통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방부등 여러부처의 규제·허가·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주요내용은 '항공안전법'에 따른 장치신고와 안전성 인증, 조정사 자격, 비행승인외에 통신·촬영 관련 허가 등이다. 범부처 규제TF를 구성 분산돼 있는 여러 부처의 복합된 허가·인증 등을 한곳에서 해결해 주는 규제혁신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2026년의 전쟁의 형태는 우리에게 분명하게 경고하고 있다. 드론 주권을 확보하지 못한 국가는 스스로의 안보를 담보할 수 없으며, 미래 산업 경쟁력에서도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이제 드론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정부와 기업, 군이 원팀(One-Team)이 되어 기술 격차를 벌리고 공급망을 자급할 때, 대한민국은 드론 위협을 넘어 세계적인 드론 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K드론'의 도약이야말로 전쟁억지력을 높이고 국토를 지키서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가장 가성비 좋은 안보 자산이자 경제적 기회라 생각된다.

오한석 한양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ohsim2004@gmail.com
〈필자〉2005년부터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서 기술개발센터장, 정책기획실장, 중견기업단장 등 국가연구개발 정책·기획·평가, 기술개발, 중견기업 육성 지원업무를 두루 수행했다. 현재 월드클래스기업협회 자문교수,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 비상임 이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청렴옴부즈만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2021년 5월부터 단국대 대학원 과학기술정책융합학과 전담교수로 근무했으며 2025년 3월부터 한양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6년 중견기업육성 유공 국무총리 표창, 2019년 소재부품기술개발 유공으로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