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일대에 인공지능(AI) 자율주행 허브를 연다고 한다. 실제 도로와 이동 환경·주행 목적지를 펼쳐 놓고 갖가지 자율주행 서비스를 실험할 수 있다.
그간 몇몇 자치구, 지구 단위의 자율주행 허용 공간은 있었으나, 이처럼 특정 행정구역이 자율주행 실제 구현 장소로 오픈되기는 처음이다.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이번 허브를 자율주행 관련 범정부 연구개발(R&D) 성과를 도시 단위에서 구현하는 첫 거점으로 규정한 것도 같은 의미에서다.
올해 상반기에는 교통 약자나 이동 인프라 취약 지점을 위한 자율형 교통복지 서비스 실증에 초점이 맞춰진다. 이동지원 로보셔틀이나 응답형 교통 수단과 서비스가 주로 투입된다. 자율주행 방식 공유차와 환경관리 차량도 순차적으로 배치돼 역할에 나선다.
하반기에는 고도의 자율주행을 보장하는 도로 인프라 점검과 긴급 대응에 초점을 맞춘다. 자율주행 기반 응급 이송 서비스도 시도하면서 실효성을 점검한다. 또 호출형 자율주행 버스 플랫폼도 가동하고, 내년엔 안전 관련 최고 기준을 적용하는 등하교 순찰 서비스까지 이어질 예정이라고 한다.
자율주행 허브가 이름처럼 제 역할을 다하려면 실제 교통·생활 환경이 최대한 반영돼야 한다. 지나치게 교통 약자나 관급 공공서비스 위주로 꾸려진다면 그럴 의도는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연출된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
연출된 환경에서 아무리 잘 작동하더라도 실제 교통환경으로 나오면 무용지물이 돼서야 자율주행 허브 역할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
연구실에서 실험하고 작동했던 거의 모든 기술요소를 실제 교통환경에서 마음껏 테스트하고 작동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안전'은 최대한 유의하거나 지켜야 하겠지만 그것이 실증의 전제 조건 같은 규제로 작동해선 안 된다.
정부는 화성 자율주행 허브 개소를 시작으로 하반기에 광주 자율주행 실증도시도 운영한다. 광역시 규모의 첫 실증도시란 점에서 주목된다. 광주에선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인 데이터 축적과 AI인프라 점검에 초점을 맞춘다고 한다.
화성에서 교통 서비스 중심의 실증이 대규모로 이뤄진다면 그 데이터 또한 광주시 실증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이 두 곳의 자율주행 기술과 경험이 민간의 자율주행 제품 개발과 출시로 진짜 성과를 맺기를 바란다.
이미 멀찍이 앞서 달리는 미국·중국 같은 자율주행 선진국의 기술과 실제 이용환경을 조금이라도 따라잡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한다.
editoria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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