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이 올해 들어 20% 넘게 급락하며 주요 자산 가운데 가장 부진한 성과를 기록했지만, 최근 중동 전쟁 이후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연초 약세 흐름과 달리 지정학적 리스크 국면에서 '디지털 금' 내러티브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18일 코인게코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 10일 기준 연초 대비 21.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원유는 43.0%, 금은 20.8% 상승하며 전통 자산 강세가 두드러졌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원유 가격은 연초 배럴당 57달러에서 장중 119달러까지 급등하는 등 자산시장 전반이 '위험회피' 흐름을 보였다.
비트코인은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연초 이후 약세를 이어가며 2월 초 6만2800달러까지 밀렸다. 이후 6만5000~7만5000달러 구간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다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2월 28일 중동 전쟁 이후 달러와 함께 비트코인이 상승세를 보이며 단기 반등 흐름이 나타났다. 전쟁 이후 비트코인은 약 13% 상승하며 금과 글로벌 증시가 동반 약세를 보인 것과 대비되는 움직임을 나타냈다.
이 같은 흐름은 과거 패턴과도 맞닿아 있다. 주요 지정학적 사건 이후 약 60일 기준 평균 수익률을 보면 비트코인은 19% 상승해 S&P500(2%), 금(5%)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충격 이후 상대적으로 빠른 반등을 보이는 자산이라는 인식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산 간 상관관계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올해 들어 암호화폐와 S&P500 간 상관계수는 0.49로 중간 수준에 머물렀고, 금과는 -0.69로 역상관을 나타냈다. 주식과 완전히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도, 금과 동일한 안전자산 역할을 하지도 않는 '중간적 성격'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비트코인이 단순한 위험자산을 넘어 금리, 원자재, 지정학적 변수 등 글로벌 매크로 환경에 반응하는 자산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중동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금리 인하가 늦어지거나 긴축 기조가 이어지면 비트코인이 다시 위험자산 성격을 강화할 수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도 비트코인이 초기에는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후 긴축 전환과 함께 가격 조정을 받았다.
수급 측면에서는 여전히 견조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현물 비트코인 ETF로 자금 유입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관 투자자 매수도 이어지고 있다. 가격은 약세지만 자금은 유입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양현경 IM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최고점 대비 약 50% 하락을 경험하며 가격 부담이 상당 부분 완화된 상태에서 지정학적 사건 발생해 최근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라며 “중장기 방향성은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유가 및 통화정책 경로 변화를 핵심 변수로 두고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