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느려져…좋은 생활 습관이 없으면 의미 없어”

2년간 매일 종합비타민을 섭취한 고령층에게서 생물학적 나이(신체 나이)가 수개월 젊어지는 변화가 확인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전문가들은 영양제가 건강한 식단을 대체할 수는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9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미국 매스제너럴브리검 연구진은 2년간 매일 종합 비타민을 복용한 이들을 추적 관찰한 결과 노화 속도가 약 4개월 느려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대규모 무작위 대조 시험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958명의 중장년층(평균 연령 70세, 남성 60세 이상 · 여성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대상자 중 절반은 2년 간 노인용 표준 종합비타민을 매일 복용했고, 나머지 절반은 코코아 추출물 또는 위약을 복용했다.
연구팀은 대상자를 1년 단위로 총 2년간 추적 관찰하며 혈액 기반의 DNA 노화 지표, '후성유전학적 시계' 5가지를 측정했다. 사람의 혈액이나 타액을 통해 DNA 메틸화, 즉 노화에 따른 유전자 발현 변화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그 결과 종합비타민 섭취 그룹은 5가지 지표 모두에서 유의미한 노화 속도 저하가 관찰됐다. 1년 차에 약 2.6개월, 2년차에 약 1.4개월이 감소해 2년간 신체 나이 노화는 약 4개월 늦춰졌다.
효과는 시험 시작 시점에 실제 나이보다 신체 나이가 많았던 참가자들에게 더 크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결과가 “신체 나이가 더 많았던 참가자들은 애초에 영양 부족이 더 심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논문의 주 저자인 하워드 세소 하버드 의과대학 역학 부교수는 “많은 사람이 종합비타민을 복용하지만, 그 효능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잠재적인 건강상 이점에 대해 더 많이 알수록 좋기 때문에 연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팀은 모든 사람에게 종합 비타민을 당장 복용하라고 권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이번 임상시험에서 나타난 미미한 효과가 실제로 유의미한 것인지, 임상 시험 종료 후에도 이 효과가 지속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종합비타민 효과가 확대하여 해석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생물학적 노화 전문가인 마르코 디 안토니오 박사는 “후성유전학적 시계와 노화의 실제적인 측면 사이의 연관성은 아직 불분명하다”며 “건강한 생활 습관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매일 종합 비타민을 섭취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나쁜 습관은 노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는 종합 비타민으로 되돌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마드리드 자치대학교의 필라르 과야르 카스티욘 부교수는 “종합비타민은 주요 사망과 질병 원인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제 개인적인 조언은 알약이든 젤리 형태든 종합 비타민 복용을 중단하라는 것이다. 과일과 채소 같은 천연 공급원을 이용해 다양한 식단을 섭취하고 영양 보충제에 돈을 낭비하지 마라”고 조언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