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합동 특별감사에서 농협중앙회와 회원조합 전반에 걸쳐 공금 유용과 특혜 대출, 분식회계 등 구조적 비위 정황이 확인됐다. 정부는 수사 의뢰와 함께 제도 개선에 착수한다.
김영수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9일 서울정부청사 브리핑에서 농협 정부합동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사는 국무조정실과 농림축산식품부,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감사원 등이 참여한 특별감사반이 지난 1월부터 실시했다.
정부는 감사 결과 위법 소지가 큰 14건을 수사기관에 의뢰하기로 했다. 또 96건에 대해 시정 조치와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감사에서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과 핵심 간부의 공금 유용과 권한 남용 정황이 드러났다. 강 회장이 농협재단 간부 A씨를 통해 재단 사업비를 선거 답례품 조달에 활용한 의혹이 제기됐다. 일부 중앙회 부서도 공금을 사용해 조합장 등에게 전달할 선물을 마련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A씨가 사업비와 포상금을 사택 가구 구입과 사치품 구매, 자녀 결혼 비용 등에 사용한 정황이 확인됐다.
중앙회 운영에서도 독단적 의사결정 사례가 이어졌다. 이사회 의결 사항을 이행하지 않은 채 조직 운영이 진행됐고 성과 평가 기준 없이 포상금이 지급된 정황이 나타났다. 재단 자금 운용 역시 내부 기준을 벗어난 사례가 발견됐다.
임직원 처우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중앙회장과 임원들은 다른 협동조합보다 높은 수준의 퇴직금을 받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을 초과한 사택 제공 사례도 감사 과정에서 파악됐다.
금융 거래에서도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여신 심사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신용대출과 특정 업체에 유리한 계약 구조가 확인됐다. 정부는 이 가운데 위법 소지가 큰 4건을 별도로 수사의뢰하기로 했다. 또 사내 온라인 구매 시스템이 수의계약 금지 규정을 우회하는 통로로 활용됐다. 견적 비교나 검사조서 작성 같은 기본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회원조합에서도 비위와 부실 정황이 이어졌다. 일부 조합은 분식회계를 통해 재정 악화를 숨긴 뒤 배당까지 실시했다. 조합장이 자신의 비위를 심의하는 징계위원회에 참여한 '셀프 징계' 사례도 확인됐다.
감사반은 농협 내부 통제 장치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준법감시인 자격 요건과 감사위원 구성이 내부 인사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실질적인 감시 기능이 약화됐다는 평가다. 정부는 이번 감사 결과를 토대로 농협 개혁 방안을 마련하고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김영수 국무1차장은 “정부는 감사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를 신속히 추진하고 시정 조치와 제도 개선 과제를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