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당뇨·비만 치료제, 드물게 시력저하 위험↑”

Photo Image
당뇨·비만체료제 시력저하 연구결과.

당뇨병과 비만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GLP-1 계열 약물이 일부 환자에서 시신경 혈류 장애로 인한 시력 저하 질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남대학교는 노윤하 약학대학 교수팀은 캐나다 맥길대학교 연구진과 공동으로 영국의 대규모 의료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GLP-1 계열 치료제를 새로 시작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비동맥염성 전방허혈시신경병증(NAION)' 발생 위험이 비교 약물군보다 높게 관찰됐다고 25일 밝혔다.

NAION은 눈과 뇌를 연결하는 시신경으로 가는 혈류가 갑자기 감소하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통증 없이 한쪽 눈 시야가 흐려지거나 일부가 가려지는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연구팀은 GLP-1 계열 치료제를 처음 처방받은 약 10만 6천 명과, 다른 당뇨병 치료제(DPP-4 억제제)를 처음 처방받은 약 41만 6천 명을 비교했다. 그 결과, 치료 시작 후 1년 이내 NAION 발생 위험은 GLP-1 치료제 사용군에서 비교군 대비 약 2.6배 높았다.

다만 실제 발생률은 GLP-1 계열 약물 사용군에서 인구 10만 명 중 약 18명, 비교 약물군에서는 10만 명 중 약 7명 수준으로 확인했다. 위험 증가는 주로 치료 초기에 더 집중되었으며(치료 시작 후 첫 6개월 이내), 장기 추적(2~3년 이후) 시에는 두 군 간 차이가 점차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위험이 장기간 지속된다기보다, 치료 초기 단계에서 집중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혈당이 급격하게 감소한 환자에서 NAION 위험이 더욱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 주목됐다. 당화혈색소(HbA1c)가 1% 또는 2% 이상 크게 감소한 환자군에서 NAION 위험이 더 높게 관찰됐다. 혈당 급감이 시신경 혈류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기전적 가설과도 부합하는 결과이다.

GLP-1 계열 치료제는 혈당을 효과적으로 낮추는 약물이지만, 혈당이 단기간에 빠르게 개선될 경우, 전신 혈압이나 미세혈관 혈류 조절이 일시적으로 변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구조적으로 취약한 시신경 부위에서 일시적인 혈류 부족을 유발할 가능성이 제기돼 왔으며, 과거에도 치료 초기 혈당이 급격히 떨어질 경우 일부 미세혈관 합병증이 일시적으로 악화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는 GLP-1 약물이 직접 시신경을 손상시킨다는 의미라기보다, 급격한 대사 변화가 시신경 혈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가 GLP-1 계열 치료제의 사용을 피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혈당 조절뿐 아니라 체중 감소 및 심혈관 보호 효과 등 여러 임상적 이점을 가진 약물로, 전 세계적으로 치료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연구진은 “NAION의 위험 자체는 매우 드문 수준이지만, 치료 초기에는 시야 흐림이나 시야 결손 등 시각 이상 증상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