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후반, 필자가 몸담고 있는 대학에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본교 학생이 창업한 '링크솔루션'이 기술특례상장에 성공한 것이다. 대학기술지주회사는 이 기업이 창업 초기 자금난을 겪을 당시 7000만원을 투자했는데, 이번 상장 과정에서 보유 지분을 처분해 45억원 수익을 거뒀다. 대학의 학생 창업기업 투자 회수 사례로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성과다.
더 의미 있는 점은 이 기업이 성장 과정에서 본교 학생 20명 이상에게 현장실습과 취업 기회를 제공했고, 현재 70명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다는 사실이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지난해 말 창업동아리 성과공유회에 직접 참석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과 멘토링을 진행했다. 창업이 개인의 성공에 그치지 않고 후배 세대의 기회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제2, 제3의 링크솔루션이 탄생하는 모습을 떠올리면 자연스레 기대가 커진다.
올해 초 이재명 대통령은 신년사를 통해 '고용 중심 사회'에서 '창업 중심 사회'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정부는 창업 생태계를 확장해 청년 창업가와 혁신가들이 보다 자유롭게 도전할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기적 일자리 대책을 넘어, 우리 사회의 성장 방식 자체를 바꾸겠다는 선언으로 읽힌다.
통계를 보면 새로운 일자리는 대기업이 아니라 벤처·창업기업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분명하다. 2022년 기준 벤처·창업기업의 고용 증가율은 8.1%로, 전체 기업 평균(2.4%)의 세 배를 넘는다. 특히 벤처투자를 받은 기업의 고용 증가율은 전년 대비 16.5%로 더욱 두드러진다. 반면 자산 5조원 이상 92개 대기업 집단의 2023~2024년 고용 증가율은 1.8%에 그쳤다. 고용 확대를 위해서는 결과 변수인 '고용'보다 원인 변수인 '창업'에 정책 초점을 맞춰야 함을 보여준다.
최근 미국 빅테크 기업 아마존이 단기간에 약 3만명을 감원했다는 소식 역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공지능(AI), 특히 피지컬 AI의 확산으로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시대에 접어들면서, 대기업 중심의 고용 구조는 분명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새로운 시장과 수요를 만들어내는 벤처·창업기업의 육성은 청년 일자리 문제에 대한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
'고용 중심 사회'에서 '창업 중심 사회'로 전환을 위해 몇 가지 보완 과제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창업 활동의 연속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초·중·고 단계에서의 창업체험 성과가 대학 진학 과정에서도 의미 있게 반영될 필요가 있으며, 군 복무로 인한 창업 활동의 단절을 막기 위해 이스라엘의 탈피오트(Talpiot) 프로그램처럼 첨단기술 분야 중심의 '스타트업 아미' 도입도 검토할 만하다.
둘째, 직·주·락(職住樂)을 갖춘 창업 정주공간 조성이다. 지방대학의 유휴부지를 활용해 주거와 창업이 가능한 공간을 마련하고, 대학(원)생과 청년 창업가에게 우선 입주권을 부여한다면 주거비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창업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
셋째, 창업 과정에서 경제적 불안을 완화해야 한다. 생애 첫 창업에 도전한 청년에게 최소한의 인건비를 지원한다면 보다 안정적으로 창업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만 34세 이하 청년 창업가도 청년내일채움공제에 가입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창업 역시 자기고용의 한 형태라는 인식 전환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우수 연구개발 인력의 창업 친화적 인식 제고를 위해 국가연구개발사업 수주 시 과제 참여자들에게 창업교육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공공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한 창업 성공 사례의 확산은 연구자들에게 새로운 도전의 가능성을 열어주고, 공공기술 사업화의 성공률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AI 대전환의 시대, 정부는 AI 3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제시했다. 창업 대전환의 시대, 보다 과감한 정책 지원을 통해 세계 1등의 창업대국으로 도약하고, 그 과정에서 청년들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사회를 기대해 본다.
고혁진 한국공학대 창업교육센터장 khjsusok@tukorea.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