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이 세운 앤트그룹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인공지능(AI) 헬스케어를 낙점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11일(현지시간) 리서치업체 중상정보망(AskCI)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중국 온라인 헬스케어 시장 규모가 4800억위안(약 100조9000억원)에 달했다고 전했다.
앤트그룹은 소비자금융을 앞세워 기업공개(IPO)를 추진했으나 창업자 마윈이 2020년 10월 금융당국 정책을 공개 비판한 이후 강도 높은 규제와 벌금을 부과받으며 성장 전략에 제동이 걸렸다. 이후 새 먹거리로 AI 헬스케어를 점찍었다는 분석이다.
장쥔제 앤트그룹 헬스사업군 총재는 최근 인터뷰에서 “3년 안에 중국 14억 인구 대다수에게 AI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첫 10년은 결제, 두 번째 10년은 포괄적 금융이었다면 다음 10년은 사람들이 더 건강하게 살도록 돕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앤트그룹은 지난해 11월 조직 개편에서 헬스 사업부를 결제 서비스 알리페이와 동일한 위상으로 격상했다. 그에 앞서 6월에는 AI 헬스 애플리케이션 'AQ'를 출시했다.
AQ는 환자의 일상적 질문에 답하고 병원·약국·보험사와 연결해준다. 알리페이와 연계 효과를 앞세워 지난해 12월 이후 중국 애플 앱스토어 의료 부문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다.
핵심 기능은 1000여명 의사가 학습에 참여한 'AI 의사 에이전트'다. 경증 상담은 자동 응답하고 긴급 사안은 실제 의사 검토 대상으로 표시한다. 대면 진료 전 병력 정리까지 지원해 진료 효율을 높인다.
상하이의 한 산부인과 의사는 “하루 평균 20명 환자를 진료하는데 아바타 의사는 6개월 동안 16만명이 제기한 70만건의 질문에 답했다”고 전했다. 의사들이 영상·음성·문서 자료로 에이전트를 학습시키고 필요 시 직접 개입하는 구조다. 데이터는 인터넷 게시물 대신 의학 보고서 등 선별 자료를 활용한다는 설명이다.
AQ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약 3000만명이다. 하루 평균 건강 관련 질문은 1000만건에 달한다. 아바타 의사가 지난해 처리한 질문은 2700만건을 넘는다.
회사 측은 “의사를 대체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행정 부담을 줄이고 진료 효율을 높이기 위한 설계”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표준화 효과에 주목한다. 한 헬스케어 정보 스타트업 관계자는 “중국에는 약 5000만명의 의사가 있고 숙련도 차이가 크다”며 “AI가 기본 상담을 표준화하면 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에서는 텐센트, 딥시크, 핑안 등도 AI 헬스케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모기업 알리바바 역시 경쟁 구도에 놓여 있다.
앤트그룹은 디지털 헬스케어에 수억달러를 투자했지만 구체 매출과 이익은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 빅테크들은 2010년대 중반에도 헬스케어에 진출했으나 수익화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다만 환경은 달라졌다. 2024년 기준 중국인 약 4억명이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이용했다. 온라인 약국 매출은 2020년 190억위안(약 4조원)에서 지난해 870억위안(약 18조3000억원)으로 급증했다.
다쉐컨설팅 관계자는 “과거 빅테크의 인터넷 헬스 사업은 광고나 제품 판매를 넘어선 수익 모델을 찾지 못했다”며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확보하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