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한 사람의 대변으로 만든 알약이 항암치료 효과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 연구진은 '대변 미생물 이식'(FMT) 알약과 면역 항암제를 함께 사용했을 때 치료 효과를 확인한 연구 결과 2건을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 게재했다.
FMT 알약은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동결건조하고 여기서 유익한 미생물을 정제해 담은 알약이다. 실제로 대변이 사용되기 때문에 '똥'(Crap)과 '캡슐'(Capsule)을 합성해 '크랩슐'(Crapsule; 똥 캡슐)이라고도 부른다.
런던 보건과학센터 연구소(LHSCRI)와 로슨 연구소가 진행한 첫번째 연구에서는 신장암 치료에 사용하는 면역항암제와 FMT 알약을 병용했을 때, 심각한 부작용을 완화하는 데 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진행성 신장암의 표준 치료법에는 환자의 면역 체계가 암세포와 싸우도록 만드는 면역 치료제가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치료법은 대장염과 설사를 유발할 수 있고, 증상이 너무 심해 연명 치료를 조기에 중단해야 하는 부작용이 있었다.
연구팀은 독성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FMT 알약을 사용했다. 신장암 환자 45명에게 치료와 FMT 알약 또는 위약을 함께 투약한 뒤 2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FMT를 병행한 환자의 경우 70%에서 암이 진행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몬트리올 대학교 병원 연구센터(CRCHUM)는 로슨 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폐암과 치명적인 피부암인 흑색종 항암에서 FMT 효과를 확인했다. 해당 임상에는 폐암 환자와 흑색종 환자 각 20명이 참여했다.
그 결과 폐암 환자의 80%가 FMT 후 면역 요법에 반응했다. 면역 요법 단독으로는 39~45%의 효과만 나타났는데, FMT와 병행하자 효과가 80%로 급등한 것이다.
흑색종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면역 요법 단독으로는 50~58%만이 치료 효과를 봤는데, FMT를 병행하자 75%가 치료 효과를 겪었다.
몬트리올 대학교의 공동 책임 연구원인 아리엘 엘크리프 박사는 “우리 임상은 FMT가 폐암 및 흑색종 환자의 면역 요법 효능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대변 이식의 가능한 작용 메커니즘 중 하나, 즉 이식 후 유해 박테리아 제거를 통한 작용을 밝혀냈다. 개인 맞춤형 마이크로바이옴 치료법을 위한 새로운 길이 열린 셈”이라고 말했다.
로슨 연구소 소속이자 세인트 조셉 감염병 프로그램 책임자인 마이클 실버만 박사는 “FMT를 사용해 약물 독성을 줄이고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동시에 암 치료에 대한 임상 반응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성과”라며 “이전에는 신장암 치료에 이러한 방법을 적용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