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양지역 레미콘 시장에서 가격과 물량을 나눠 가진 조직적 담합이 적발됐다. 민수 거래 전반에서 경쟁이 사라지며 건설업체 부담이 고착됐다는 판단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광양지역에서 레미콘을 제조·판매하는 7개 사업자가 민수거래처를 대상으로 판매가격을 공동으로 결정하고 물량을 상호 배분한 행위를 적발했다고 2일 밝혔다. 공정위는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22억3900만원을 부과했다.
조사 결과 이들 업체는 2021년 5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약 2년간 가격 인상과 물량 조정을 논의하는 모임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민수거래처 업무를 담당하는 영업 임직원들이 참여한 이 모임에서는 레미콘 가격 인상 시점과 적용 방식이 공유됐다.
가격 담합은 할인율을 맞추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레미콘 판매는 기준가격에 할인율을 적용해 최종 가격을 산정하는 구조인데, 7개 사는 동일한 기준단가표를 사용하며 할인율을 특정 수준으로 맞추기로 합의했다. 기준가격 대비 75% 또는 86% 수준의 할인율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판매가격을 공동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이 합의에 따라 레미콘 가격은 세 차례 인상됐다. 대표 규격 기준으로 담합 이전에는 업체별로 달랐던 가격이 2021년 6월 7만2400원으로 단일화됐고, 2022년 4월 8만6100원, 2023년 1월 9만1200원으로 순차 인상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건설업체가 반발하자 제시한 가격을 수용하지 않으면 레미콘 공장 가동을 중단하겠다는 취지의 압박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7개 사는 신규 민수 레미콘 수요가 발생하면 공사 현장과 가까운 업체가 우선 공급하도록 하는 원칙에 합의했다. 메신저 단체 대화방을 통해 거래처와 판매량 정보를 공유하며 담합 이행 여부를 점검했다.

사전에 정한 판매량을 초과한 업체에는 물량 배분 합의 준수를 요구했고 목표 물량을 채운 업체는 신규 또는 추가 레미콘 계약을 거절하는 방식으로 담합을 이행했다. 경쟁을 통해 거래처를 확보할 여지가 사실상 차단된 구조다.
공정위는 이번 사안을 광양지역 레미콘 판매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00%를 차지하는 사업자들이 가격과 물량을 동시에 담합한 사례로 판단했다. 대체 공급원이 없는 상황에서 경쟁 제한 효과가 전면적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사업자별 과징금은 케이더블유 4억3200만원, 고려레미콘 3억2600만원, 광현레미콘 3억2300만원, 동양레미콘 3억1200만원, 전국산업 2억9000만원, 서흥산업 2억8800만원, 중원산업 2억6800만원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건설 원부자재처럼 전·후방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큰 중간재 품목을 중심으로 담합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라며 “법 위반 적발 시 엄중 대응하는 한편, 담합이 빈발하는 업종에 대해서는 유관 단체와 공조해 예방 활동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