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기후테크, 기술보다 '자본·실증'이 관건…무협 “투자 구조 전환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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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국가녹색기술연구소가 주최한 '기후테크 솔루션데이 2024'가 11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렸다. VR아티스트 염동균 착가가 기후테크를 통한 탄소중립 실현을 기원하는 드로잉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기후테크 산업의 경쟁력이 기술 자체보다 '자본 조달 구조'와 '실증 시스템'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는 20일 발표한 '글로벌 기후테크 투자 트렌드 분석과 한국 투자생태계 활성화 전략' 보고서를 통해 “기후테크는 더 이상 기술개발 중심 산업이 아니라, 대규모 자본과 실증 역량을 갖춘 국가가 주도권을 확보하는 산업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글로벌 에너지 전환 설비·인프라 투자는 약 2조800억달러로, 2015년(약 3800억 달러) 대비 5배 이상 확대됐다. 각국의 탄소중립 정책이 선언을 넘어 실제 설비 구축과 인프라 확충으로 이어지면서 기후테크 투자가 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국가별 전략도 미국과 유럽은 정책금융과 공공 실증을 중심으로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구조를 구축했고, 중국은 대규모 제조 역량과 공급망을 앞세워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기술력은 확보했지만, 성장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자본과 실증 기회가 부족해 스케일업이 정체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국내 기후테크 기업들은 기술 개발 이후 양산·상용화 단계에서 필요한 대규모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공조달 역시 가격 중심으로 운영돼 혁신 기술이 실제 현장에 적용되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이다. 민간 투자만으로는 설비·인프라 중심의 기후테크 산업을 키우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 같은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민관 혼합금융 확대 △공공 주도 실증사업 강화 △선구매·공공조달 연계를 통한 초기 수요 창출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미국의 '칼씨드(CalSEED)' 사례처럼 공공이 초기 위험을 분담하고, 기술 검증과 실증을 패키지로 지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소영 무협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는 배터리·철강·자동차 등 제조 기반이 탄탄한 만큼, 이를 기후테크 상용화로 연결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며 “기술 개발에 머무르지 않고 공공이 실증과 자금 조달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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