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새해 시작과 함께 코스피 지수가 최고가 신기록을 경신하며, 코스피 5000 실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기업가치 제고를 넘어 국민 자산 확대와 노후 대비를 위한 투자 기회가 확대되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와 선물 등 신상품 확충도 올해 추진 될 예정이다. 투자 기회와 투자 저변 확대에 있어 가상자산의 역할이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국내 규제 논의는 오히려 가상자산 산업 경쟁력 강화와 역행할 수 있어 우려스럽다.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1000만 시대에 접어들며, 지난해 상반기 시가총액이 100조원을 돌파하는 등 가상자산 투자는 이미 대중화 단계에 들어섰다. 시장 상황에 따라 거래규모는 변동하지만 이미 주식시장과 필적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가상자산 시장 안정성과 건전성에 대한 규율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법제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대선 공약으로 디지털자산기본법을 핵심 과제로 감독과 함께 산업 진흥이 양립하는 이원화 구조를 제시했다. 규제 일변도에서 탈피해 디지털자산 규제 공백으로 인한 부작용을 차단하는 동시에 산업적 기회를 극대화한다는 취지다. 기본법을 통해 사업자 정의부터 시장 진입, 시장 내 행위, 자산 발행, 유통, 공시에 이르기까지 시장 전반을 제도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거래의 장인 가상자산 거래소 의사결정 핵심인 지배구조 논의는 환영하지만 '지배구조 개선=대주주 지분율 제한' 이라는 전제는 이해하기 어렵다.
규제당국 일각에서는 가상자산 거래소를 '금융시장 인프라' 기관으로 인식하고 공공성을 부여하기 위해 대주주 지분율을 15~20%로 제한할 것을 요구한다. 나아가 정부가 주주로서 직접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규제 벤치마크로는 지난해 3월 출범한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가 거론된다. 국내 주요 증권사, 금융지주, 정보기술(IT) 기업 등 총 34개사가 공동 출자하고, 대주주 지분을 15%까지만 허용했다. 시장 운영과 매매 중개가 각각 증권거래소와 증권사로 분리된 구조에서 특정 증권사의 높은 지분율은 이해상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가상자산 거래소는 운영과 매매 기능이 결합된 플랫폼으로 거래소 특성이 상이하다. 더욱이 창립 단계에서부터 대주주 출자 제한이 결정된 대체거래소는 성장기에 진입한 가상자산 거래소의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
글로벌 디지털자산 거래소 생태계와 경쟁환경이 지배구조와 함께 고려돼야 한다. 혁신과 전략을 주도하는 창업자와 경영자를 견제하기 위한 정부의 인위적, 사후적 지배구조 개입은 세계적으로도 선례를 찾기 어렵다. 지분 제한만으로 의사결정 투명성과 전문성이 보장되지 않는 가운데, 경영의 비효율성과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확대된다면 글로벌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 국내 가상자산 현물 ETF 거래 금지로 인한 투자자의 해외 이탈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혁신과 창의의 결과로 형성된 기업인의 성과와 보상이 규제 대상으로 인식되는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 스타트업 활성화 정책보다 실제 성공사례가 다음 세대의 인식 전환에 더 의미를 가진다.
기존 국내 기업지배구조 개선 정책은 대주주의 낮은 지분율에 비해 높은 지배력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진행됐다. 지주회사 자회사 또는 손자회사의 지분율을 상향하기도 했으며, 이사회 독립성과 책임을 강화하는 제도도 마련됐다. 지분율의 높고 낮음이 기업지배구조를 단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강제적 정부 개입보다는 성장을 위한 자금조달과 지분 분산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으며 자율적인 상장이라는 대안이 존재한다.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가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제 대상이 아니라 제도 안에서 경쟁력을 키워갈 수 있는 주체로 인식하는 방향으로 이뤄지길 기대한다.
김윤경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물류학부 교수 yunkim@inu.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