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Z시대 시위' 이끈 래퍼 출신 30대 시장, 차기 총리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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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드라 “발렌” 샤 네팔 카트만두 시장.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네팔의 반부패 시위를 주도한 래퍼 출신 30대 정치인이 Z세대 분노를 등에 업고 총리직에 도전한다.

29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래퍼 출신 발렌드라 샤 카트만두 시장은 텔레비전 쇼의 진행자 출신인 정치인 라비 라미차네가 이끄는 국민독립당(RSP)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RSP 관계자는 오는 3월 5일 열리는 네팔 총선에서 RSP가 승리할 경우 발렌드라 시장이 총리직을 맡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발렌드라 샤 시장은 지난 2012년 '발렌'이라는 이름으로 언더그라운드 래퍼로 데뷔, 부패와 특권층을 비판하는 랩 가사로 젊은 층의 인기를 얻었다. 지난 2022년에는 카트만두 시장에 당선되며 정계에 성공적으로 발을 들였다.

그와 손을 맞잡은 라미차네 총재는 텔레비전 인기 진행자 출신으로, 2022년 RSP를 창당하고 네팔의 고령 정치 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며 젊은 층의 지지를 받아 부총리 겸 내무부장관직을 수행했다.

지난 9월 네팔에서는 정부가 등록되지 않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무더기 차단하면서 Z세대(Gen Z·1997~2012년생) 주도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바 있다. 분노한 Z세대가 정치 인사를 향한 물리적인 공격까지 감행하면서 결국 총리를 비롯한 대부분 인사가 사임하고 임시 정부가 들어섰다.

발렌 시장은 'Z세대 시위'의 핵심 인물이자 수실라 카르키 전 대법원장을 임시 총리로 내세운 인물로 평가받는다.

발렌과 RSP의 합의에 대해 현지 정치 비평가인 비핀 아디카리는 로이터 통신에 “RSP가 발렌과 그의 젊은 지지자들을 받아들인 것은 매우 영리하고 전략적인 조치”라며 “기존 정당들은 RSP에 젊은 유권자들을 빼앗길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내년 3월 총선 유권자는 전체 국민 3000만여 명 가운데 약 1900만명이다. 지난 9월 시위 이후 유권자로 편입된 약 100만명 가운데 대부분이 젊은층으로 알려졌다.

네팔 현지 매체 카트만두포스트는 발렌 시장과 RSP의 합의가 아직 공표된 것은 아니라면서도, 발렌 시장이 다른 당의 손을 잡고서라도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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