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관절만 콕집어 치료한다” 포스텍, 아픈 관절에만 약효가 나타나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

포스텍, 아픈 관절에만 약효 나타나는 치료제 개발

포스텍(POSTECH)은 김원종 화학과·융합대학원 교수팀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아픈 관절에서만 약효가 나타나는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약물은 염증이 없는 조직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아 부작용을 줄이면서 통증과 염증은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헬스케어 머티리얼즈(Advanced Healthcare Materials)'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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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일산화질소(NO) 감응성 JAK 억제제를 통한 표적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 모식도

'류마티스 관절염'은 관절 안에 염증이 반복적으로 생기면서 연골과 뼈를 서서히 망가뜨리는 만성 질환이다. 그동안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경구용 약물이 널리 사용됐다. 대표적인 약이 '토파시티닙'이다. 이 치료제는 체내에서 면역 신호를 전달하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 '야누스카이네이즈(JAK)'를 꺼 염증을 가라앉힌다. 문제는 이 약이 몸 전체의 면역 스위치를 한꺼번에 끄다 보니 감염에 취약해지거나 백혈구 감소, 암 발생 위험 증가 등 심각한 부작용이 뒤따랐다.

연구티은 아픈 관절에만 효과를 낼수 있는 약물을 설계하겠다는 목표로 연구에 몰두해 염증이 심한 류마티스 관절에서 유독 많이 생성되는 '일산화질소(NO)'에서 해답을 찾았다. 이렇게 개발된 치료제가 'NOR-Tofa'다.

'NOR-Tofa'는 평소에는 조용히 있다가 염증 관절에서 일산화질소를 감지하면 그때야 분해·활성화되며 약효가 발현되는 구조다. 쉽게 말하자면 불이 난 방에서만 자동으로 작동하는 '스마트 소화기'처럼 아픈 관절에만 치료 효과를 내도록 만들었다.

동물 실험 결과, NOR-Tofa는 류마티스 관절염 모델에서 염증이 심한 관절에 집중적으로 작용해 부종과 연골 파괴를 효과적으로 억제했다. 반면, 간이나 신장 등 정상 조직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아 전신 부작용이 크게 줄었다. 치료 효과는 유지하면서 안전성은 높인 것이다.

김원종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약효를 무작정 세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장소에서만 정확하게 작동하도록 설계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라며 “기존 약물의 부작용 때문에 치료 선택이 제한됐던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치료는 꼭 필요한 곳에서만, 나머지는 안전하게'라는 스마트 의료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같은 NO 반응형 약물 설계는 류마티스 관절염뿐 아니라 자가면역질환 및 암등의 다양한 염증성 질환 치료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면서 부작용은 줄이는 차세대 치료 기술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실제 신약 개발로도 이어지고 있다. 해당 기술을 기반으로 김원종 교수가 설립한 바이오벤처 '옴니아메드'가 신약 개발을 주도하고 있으며, 전임상 독성시험을 거쳐, 내년 하반기 임상 1상 승인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이 연구는 리더연구사업과 IRC연구과제, 교육부 글로컬대학30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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