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맞기 싫으면 알약으로… 美 FDA, '먹는 위고비' 첫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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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제약회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먹는 제형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먹는 제형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

2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노보디스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하루 한 번 복용하는 알약 형태의 위고비를 허가했다고 밝혔다. 미국 내 책정 가격은 한 달 기준 149달러(약 22만원)다.

이번 허가는 비당뇨 성인 비만·과체중 환자 307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3상 임상 'OASIS 4' 결과를 토대로 이뤄졌다. 시험은 64주간 진행됐으며, 참가자들은 경구용 세마글루티드 25㎎을 매일 복용했다.

임상 분석 결과 평균 체중 감소 폭은 16.6%로 확인됐다. 이는 기존 주사형 위고비(세마글루티드 2.4㎎)와 유사한 수치다. 특히 전체의 약 3분의 1은 체중을 20% 이상 줄인 것으로 나타나 알약 형태임에도 강력한 감량 효과를 입증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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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제약회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먹는 제형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 사진=노보 노디스크

다만 알약은 공복에 소량의 물과 함께 복용해야 하며, 복용 후 30분간 음식이나 음료, 다른 약물 섭취를 금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내년 1월부터 미국에서 경구용 위고비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초기 도입 물량인 1.5㎎ 제품은 현지 약국과 일부 원격진료(텔레헬스) 플랫폼을 통해 처방과 구매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의료계에서는 주사에 대한 거부감이 비만 치료 확산의 걸림돌로 작용해온 만큼 알약 도입이 수요 확대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티모시 가비 앨라배마대 의대 교수는 “주사형 GLP-1 치료에 부담을 느끼던 환자들의 선택지를 넓혀줄 수 있다”며 “의료진 역시 개인 특성에 맞는 치료 전략을 제시하기 한층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 더스트다르 노보 노디스크 최고경영자(CEO)는 “비만 치료에서 알약 시대가 열렸다”며 “하루 한 알 복용만으로 주사제와 맞먹는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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