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아산 탕정산업단지에 위치한 코닝정밀소재 공장. 유리 원료를 녹여 높은 곳에 위치한 아이소파이프를 통해 떨어뜨리는 '퓨전 공법'으로 유리를 만드는 코닝의 대표적인 생산기지다. 이곳은 디스플레이용 기판, 스마트폰 커버용 유리로 유명한 고릴라 글래스, 벤더블 글래스, 반도체 기판에 사용되는 유리 등을 생산하고 있다.
평소 외부인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는 코닝정밀소재 사업장이 17일 언론에 공개됐다. 생산 시설 내부로 들어가니 노란색 로봇이 아이소파이프에서 내려오며 굳은 유리를 받아내는 장면을 마주할 수 있었다. 이어 다른 로봇이 이 유리를 받아 컨베이어 벨트에 옮기면서 본격적으로 가공에 돌입했다.
유리 가공은 절단, 면취, 세정, 건조의 단계로 진행된다. 물류 장비를 타고 이동하는 유리를 가로로 자르는 장비, 세로로 자르는 장비가 한 번씩 절단해 고객 맞춤형으로 크기를 만든다. 이어 모서리 부분을 매끈하게 다듬어 강도를 강화하는 면취 작업을 마친다. 다음에는 물로 세정하는 작업을 거치는데, 중간에 유리 방향을 90도로 돌려 가로세로 방향에서 한 번씩 세정한다. 마지막으로 건조를 마치면 고객사로 보내기 위한 포장에 돌입한다.
코닝 관계자는 “지금 보는 장비는 8.6세대 유리까지 만들 수 있으며, 한국에서는 최대 크기”라며 “각 라인마다 용도와 고객에 맞게 가공을 거쳐 공급된다”고 밝혔다.

코닝은 이날 건축용 유리 '엔라이튼 글래스(Enlighten Glass)'를 정식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 유리는 건축물 섀시에 사용되는 삼복층 유리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현재 삼성물산 건설부문, KCC 등과 협력하고 있다.
삼복층은 세 장의 유리와 단열 기능을 하는 아르곤 가스층을 결합해 단열을 극대화한 창호용 유리다. 기존에는 세 장의 유리 모두 5㎜ 두께의 소다라임 유리를 사용했다. 최근에는 중간 유리를 0.5㎜ 두께 유리로 바꾼 경량화 삼복층 유리가 주목받고 있다.
코닝은 엔라이튼 글래스를 사용한 삼복층 유리가 전통적인 삼복층 유리에 비해 최대 30% 경량화, 10% 단열 성능 강화, 광투명도 4% 포인트 향상(92%), 탄소발자국 58% 감축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임정한 코닝정밀소재 총괄 부사장은 “최근에는 더 나아가 중간에 0.5㎜ 유리를 두 겹 쌓는 사복층 구조를 협력하는 고객도 있다”고 말했다.
반홀 코닝 한국 총괄 사장은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른 한국에서 특히 엔라이튼 글래스에 대한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한국은 전기료가 비싸고 에너지 효율에 대한 요구가 매우 높다”며 “우리 목표는 유리 한 장을 더 파는 게 아니라 한국 거주자들이 냉난방비를 실질적으로 절감해 삶의 질을 높이는 '가치'를 제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산(충남)=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