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달러에 가치가 고정된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1500원에 근접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원화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해외 가상자산 거래와 자산 이동을 위해 테더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17일 오후 1시 30분 기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테더(USDT)는 1491원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시점 원·달러 환율 수준(1480원)을 웃도는 가격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1달러 가치를 유지하고 있는 테더 특성을 고려하면 국내 수급 여건이 가격에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원화 약세 국면에서 달러 가치에 연동된 자산을 확보하려는 '대기성 수요'가 스테이블코인으로 몰린 결과로 보고 있다. 특히 테더는 해외 투자나 온체인 자산 이동 과정에서 중간 통화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아, 환율 불안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특성이 있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해외 가상자산 거래에 사용되는 테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내 시장에서 테더 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있다”며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환율이 더 오를 가능성에 대비해 테더를 미리 사두거나, 환율과 김치프리미엄 변화를 활용해 차익을 노리려는 거래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치프리미엄은 국내 시장의 높은 수요로 인해 해외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현상을 말한다.
실제 시장 내 수요 지표에서도 테더 선호 현상은 뚜렷하게 나타난다. 빗썸의 가상자산 대여 서비스인 '코인빌리기' 기준으로 전날 16일 대여 금액 상위 자산은 테더(USDT)로 집계됐다. 테더의 대여 금액은 약 440억2670만원으로, 같은 날 비트코인(BTC·약 58억7108만원)과 엑스알피(XRP·약 18억8276만원)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장중 1480원을 터치했다. 오전 11시8분께 1482.3원까지 뛰었다. 지난 4월 9일(1487.6원) 이후 8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오후 1시 30분 기준 전날보다 0.15%오른 98.37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환율 상승세는 개인의 해외투자 확대와 외국인의 원화 매도세에 더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시점을 둘러싼 불확실성, 국내 기준금리 동결에 따른 한·미 금리차 확대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