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이 북한의 전파교란에 대응해 국내 선박을 보호할 수 있는 '항재밍 위성항법장치(GPS) 안테나' 기술을 민간에 이전한다. 이를 통해 외부 교란신호에도 위·경도 등 항행 정보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이중 보호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은 17일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 코리아스타호에서 와이디일렉트로닉스와 협력 개발한 GPS 교란대응 다중보호체계를 현장 시연했다.
이날 시연은 KCA가 보유한 안테나 보호 지식재산(IP)을 민간이 활용할 수 있도록 무상 이전하면서 이뤄졌다. GPS 전파교란으로부터 국내 연안·근해를 운항하는 선박의 항행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KCA가 개발한 선박용 안테나 보호기술을 민간기업에 이전하고 현장 적용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KCA는 선박용 GPS 안테나에 전파 차폐구조를 적용해 교란 신호를 차단하는 안테나 보호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원통형 금속 차폐제가 안테나를 감싸는 형태로 구성된다. 이를 통해 북한의 전파교란에도 선박에 내장된 통신설비를 보호할 수 있다.
오맹원 KCA 경인본부장은 “민간선박이 GPS 교란 공격을 받게 되면 의도치 않은 월북 등 위험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GPS 안테나에 차폐제를 덧씌우는 것만으로도 -20dB 전파 차단 효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KCA의 전파 차폐 기술은 와이디일렉의 수신기 기술과 결합해 이중차단 체계를 구축한다. 와이디일렉은 정부 과제를 통해 이로란(eLoran)·위성항법시스템(GNSS) 통합 수신기를 개발 중이다. 이를 통해 교란신호가 방사되더라도 민간 어선이나 선박이 GPS 좌표를 확인할 수 있어 안전한 항행이 가능하다.
김재관 와이디일렉 대표는 “이로란 수신기는 GPS 재밍에도 선박 위치를 표시할 수 있는 장치”라며 “ 해외 수입 제품 대비 10% 가격으로 2027년 상반기 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현장 시연 이후 'GPS 전파교란 대응 국내선박 다중 보호체계 구축'을 위한 기술이전 협약식이 KCA 경인본부에서 열렸다.
이날 체결된 기술이전 협약에 따라 양 기관은 KCA가 보유한 안테나보호 IP의 이전 및 활용, 기술 설명·시험·검증 등 공동 연구 협력, 기술 사업화 및 성과 공유·확산 등에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KCA는 앞으로도 선박·항만·항공·육상 교통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전파 기술을 활용한 안전 서비스와 지식재산 민간이전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대국민 서비스 고도화 및 민간 기술 경쟁력 제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상훈 KCA 원장은 “북한의 GPS 전파교란은 우리 어선과 상선, 연안 여객선 등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심각한 위협”이라며 “공공 연구로 축적한 전파안전 기술을 민간 기업의 장비 개발 역량과 결합해 현장에 빠르게 보급함으로써 국민이 안심하고 바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인천=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