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공지능(AI) 3대 강국 실현을 향한 완전한 첫 해를 시작하며 부처별 AI평가를 도입한다고 한다. 거의 모든 정책, 모든 업무에 AI가 붙는 상황에서 실효성을 평가하는 것 자체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
더구나, 평가의 주된 목표 두가지를 무분별한 중복 투자 해소나 국산 AI 장려라고 잡은 점 또한 국민의정부 목적성에 부합할 수 있다. 이달말까지 범정부 AI 정책평가 지표를 확정하고, 2026년 새해 각 부처 AI 관련 모든 업무를 이 지표에 따라 평가할 것이라 한다.
우선은 각 부처 책임자나 담당 공무원들이 정부 목표에 맞춰 짠 계획이나, 도입·활용한 AI시스템·솔루션이 국정 목표와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따지는 '정합성' 평가는 필요해 보인다. AI 예산이 크게 증액되고, 전에 없던 사업들이 생겨나는 상황에 이런 평가가 상당부분 거름막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부처별 평가 기준은 명확해야 한다. 자칫 행여 부처사이 AI 행정역량 우위를 가르는 방식이 돼선 곤란하다. 부처마다 AI 활용 업무 특성이 다르고, 적용될 수 있는 방식이 판이하다는 점을 감안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 각 부처의 업무 특성을 무시한 획일적 기준이 적용돼서는 안될 것이다.
AI 정책 주도 부처와 비 주도 부처간 격차만 확인하는 평가라면 부작용이 클 수 있다. 정책 입안에서부터 조직, 예산 배정권까지 다 거머쥔 이른바 AI 실력 부처와 이른바 묵묵히 AI 행정을 고민해야하는 부처 사이엔 목표와 지향점이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더해 이번 평가를 통해 2027년도 부처간 예산 규모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는 더 신중해야 한다. 국가 차원의 AI 역량을 종합적으로 끌어올리는 순기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처간 엇박자 또는 불필요한 행정 소요만 만드는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소버린(주권)AI 또한 국산 AI 모델이나 국산 NPU를 도입해서 쓰는 그 자체로 완성되는 것이 아님을 정책 당국자들은 더 잘 알 것이다. 우리 경제와 산업, 국민삶 곳곳에 AI를 어떻게 잘 접목시키고, 우리만의 활용 방식으로 꽃피우느냐가 소버린 AI의 요체 아니겠는가.
AI 전략 전체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목적대로 평가하는 것은 의미 있다. 다만 평가를 위한 평가보다는 목적과 기준에 부합한 평가가 돼야 한다.
editoria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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