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협회, 'K-벤처코칭멘토 인증' 도입… “한국형 빌 캠벨 키운다”

벤처기업협회가 대한민국 벤처 30주년을 맞아 향후 30년 생태계 도약을 이끌 제도로 'K-벤처코칭멘토 인증(KVMCC)'을 도입한다고 9일 밝혔다. 창업가 성장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진짜 멘토'를 육성해 벤처 생태계의 질적 수준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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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벤처코칭멘토 인증' 이미지

협회는 “지난 2일 '대한민국 벤처 30주년 기념식'에서 고(故) 이민화 초대회장의 '도전과 개방' 정신이 다시 조명되며, 현장에서 실질형 멘토에 대한 필요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창업가 뒤에는 멘토가 있다는 판단 아래 선후배 창업가의 동행을 제도화하기 위해 이번 인증제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현재 벤처 멘토링이 일회성 상담 중심으로 운영되며 실질적인 성장 효과가 제한된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AI·딥테크·바이오·우주 등 미래 주력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창업 현장의 시행착오를 줄여줄 고도화된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협회는 애플 스티브 잡스와 구글 에릭 슈미트를 코칭한 '실리콘밸리의 코치' 빌 캠벨 사례를 벤치마킹해, 정서적 지지와 비즈니스 성장을 함께 돕는 '코칭형 멘토'를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KVMCC는 한국코치협회,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와 공동으로 운영되며, 리더십 중심 코칭이나 경력 위주 멘토단과 달리 투자유치, 스케일업, EXIT 전략 등 벤처 실무 역량과 전문 코칭 능력을 함께 검증하는 것이 특징이다.

인증 단계는 △코칭멘토 △프로 코칭멘토 △마스터 코칭멘토 등 3단계로 구성된다. 참가자는 벤처윤리와 성장 마인드셋, 신뢰 기반 파트너십 등 필수 역량을 습득하고, 실전 IR 코칭 등 32시간 교육과 심사를 거쳐야 한다.

이번 제도에는 뤼튼테크놀로지스 이세영 대표가 언급한 '언러닝(Unlearning)' 철학도 반영됐다. 과거 성공 경험을 일방적으로 강의하는 방식이 아닌 창업가와 함께 성장하는 멘토를 지향하며, 경험 전수를 넘어 실질적 솔루션을 함께 모색하는 방식으로 멘토링을 전환한다.

협회는 벤처 1세대의 노하우를 잇고 제도의 권위를 확보하기 위해 업계에서 존경받는 선배 벤처인을 '명예 멘토'로 위촉할 계획이다. 협회 관계자는 “벤처기업이 글로벌 현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반복적 시행착오를 줄여주는 실전형 코칭이 필수”라며 “멘토링 인프라 고도화는 미래 벤처 30년을 위한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VMCC는 2026년 상반기 1기 수료생을 배출할 예정이며, 오는 12월 16일 첫 기본 교육 과정을 개설한다. 협회는 동시에 생태계 발전에 기여할 선배 기업인과 전문가를 '명예 멘토'로 발굴하는 작업도 병행할 예정이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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