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근의 방산AI ④] 한국형 모듈화 개방 아키텍처 시스템의 전략적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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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국가적 역량을 한데 모아 대한민국의 기술·안보 전략의 방향성을 재정립해야 하는 매우 중대한 시기에 서 있다. 복잡해진 국제 정세,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동맹과 자력 간의 균형 변화, 새로운 기술안보 패러다임을 고려할 때, '소버린 AI'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국가 전략의 중심축이 되어야 한다. 그 위에서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국제 협력, 민간 생태계와의 연계 전략이 조화롭게 결합될 때 비로소 지속가능한 기술주권을 확보할 수 있다. 결국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것은 '폐쇄적 자립'이 아니라 '전략적 자립성'이다. 즉, 핵심 기술은 스스로 확보하되, 생태계는 넓게 열어두고 다층적 협력을 통해 확장하는 구조가 바람직하다.

하지만 K-화(K-화)'의 함정도 경계해야 한다. 최근 일부에서는 '국산화'라는 목표 아래 한국형 규격을 과도하게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국제 표준과의 단절, 우방국과의 상호운용성 저하, 글로벌 시장 경쟁력 약화라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F-35, THAAD 등 첨단 미국 무기체계와 긴밀히 연동해야 하는 안보환경에서는, 독자 규격만을 고집할 경우 작전연계성과 동맹 연합성을 저해하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한국형 규격은 필요하되 글로벌 표준과의 호환성 속에서 설계되어야 한다.

모듈형 개방 아키텍처(MOSA, Modular Open Systems Approach)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구성 요소를 모듈화하고, 필요에 따라 교체·확장할 수 있게 설계하는 체계를 의미한다. MOSA 정책을 따를 때 다음과 같은 명확한 장점이 있다.

MOSA의 장점은 1)연산기, 메모리, DMA 등 핵심 기능을 독립된 모듈로 나누어 성능·용도에 맞게 조합하거나 교체할 수 있어 모듈화 설계 가능하고, 2) 새로운 장치나 소프트웨어가 추가되더라도 기존 플랫폼 전체를 재설계할 필요 없이 백엔드 모듈만 교체해 신속히 적용할 수 있는 확장성과 유연성이 확보되고, 3) 표준화된 인터페이스·프로토콜을 기반으로 다양한 시스템, 타국 장비, 후속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의 연동이 용이해지기 떄문에 상호운용성이 강화 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 국방부는 이미 수년 전부터 MOSA 및 GRA(공통 참조 아키텍처)를 핵심 정책으로 제시해 왔으며, 실제 전투체계 개발과 AI 자율비행 소프트웨어까지 광범위하게 적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Shield AI의 AI Pilot 개발 키트인 Hivemind Enterprise는 DOD가 제시한 MOSA·GRA 표준에 완전히 부합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K-MOSA·K-GRA 연구는 우리나라 국가안보 관점에서는 정말 환영할 일이다.그러나 방향성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연구기관이 K-MOSA, K-GRA를 연구해 한국 무기체계 특성에 맞는 표준을 마련하려는 시도는 매우 고무적이다. 다만 한국형 표준을 만든다는 이유로 국내 방산 대기업마다 서로 다른 전투체계를 개발한 채로 다른 우방국 전력과도 연동이 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이는 국가안보 측면에서 심각한 위험이 될 수 있다.

이미 우리나라는 국산화를 통해 잠수함 전투체계, 전투기 전투체계 등을 여러 기업이 독자적으로 개발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체계가 모두 국내 체계임에도 불구하고 상호 호환되지 못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방국 시스템과도 연계되지 못한다면 이는 세금의 중복 낭비이자 작전 효율성 저하로 직결된다.

K-MOSA와 K-GRA의 목표는 기업 간 이익 조정이 아니라, 국가안보의 실질적 강화에 있어야 한다. 유사시 우리 국민을 보호하고, 동맹국과 공동작전을 수행하며, 정부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국가 단위의 공통 아키텍처 표준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한민국이 소버린 AI 시대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개방형 표준과 전략적 자립성과 글로벌 호환성이라는 세 가지 축을 균형 있게 설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동근

대한민국 방산AI 스타트업

퀀텀에어로 이사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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