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흑염소 육즙캔 광고문구처럼 김치가 몸에 좋은 건 알고 있지만 설명할 방법이 없었죠. 그런데 전통 발효식품인 김치가 인체 면역세포의 기능을 강화하고, 균형을 유지한다는 사실이 임상연구를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됐어요. 과학적인 규명은 이번이 처음이라는군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에는 많은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세계김치연구소입니다.
세계김치연구소는 김치 종주국의 위상 제고와 글로벌 김치문화 창진을 위한 연구 및 사업을 수행하는 정부 연구기관이예요. 2010년 설립돼 김치 품질향상, 산업발전 지원, 글로벌화 전략, 중소기업 지원, 김치문화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다양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죠.
세계김치연구소는 김치 섭취가 과도한 면역 반응은 억제하면서 동시에 방어 기능은 높이는 조절 효과를 발휘한다는 점을 단일세포 유전자 분석을 통해 입증했어요.
이번 연구는 김치의 면역학적 효과를 단일세포 수준에서 구명한 세계 최초의 사례로, 김치가 대사 건강뿐 아니라 면역 건강에도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성과예요.
연구는 과체중 성인을 대상으로 12주 동안 △위약 △자연발효 김치분말 △종균발효 김치분말을 각각 섭취하게 한 뒤, 혈액에서 말초혈액단핵세포(PBMC)를 채취해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scRNA-seq)을 실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어요. 이 첨단 기법으로 세포별 유전자 발현 변화를 추적함으로써 기존 검사로는 놓치기 쉬운 면역 반응의 세밀한 변화를 밝혀낼 수 있었죠.
분석 결과, 김치 섭취군에서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외부 침입자를 인식하고 신호를 전달하는 항원제시세포(APC)의 기능이 강화되고, CD4+ T세포가 방어 세포와 조절 세포로 균형 있게 분화되는 현상이 확인됐어요. 김치가 단순히 면역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는 방어 능력을 높이고 불필요한 과잉 반응은 억제하는 '정밀 조절자' 역할을 한다는 점을 시사해요.
김치의 발효 방식에 따른 차이도 드러났어요. 자연발효와 종균발효 모두 면역 균형 유지에 긍정적이었으나, 종균발효 김치는 항원 인식 능력을 더욱 강화하고, 불필요한 신호를 억제해 면역조절 효과가 두드러졌어요. 이는 향후 종균 기술을 통해 김치의 건강 기능성을 체계적으로 강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죠.
이우제 세계김치연구소 단장은 “김치가 방어세포 활성화와 과잉 반응 억제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발휘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면서 “향후 김치와 유산균의 면역·대사 건강 연구를 국제적으로 확장하겠다”고 강조했어요.
이번 연구성과는 김치를 단순한 전통 발효식품을 넘어, 면역 건강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를 갖춘 기능성 식품으로 자리매김하게 하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어요. 앞으로 건강기능식품 개발, 백신 효과 개선, 면역질환 예방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최정훈 기자 jhchoi@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