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2025]韓·美, 관세 세부 협상 예고…美상무 “반도체는 합의 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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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이 사실상 타결됐지만 세부 내용 조율을 두고 다시 한번 줄다리기를 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 관세에 대해 한국과 미국의 입장이 사뭇 달라 최종 합의까지 또 다른 진통이 예상된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29일(현지시간) SNS에 한미 무역 합의에 대해 “반도체 관세는 이번 합의의 일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상호관세, 대미 투자 등에 대한 사실상의 합의를 이룬 바 있다. 그러나 반도체 분야는 정확한 관세율을 명시하지 않았다. 한국 정부의 설명에 따르면 반도체 분야 관세는 '주요 경쟁국인 대만과 대비해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협상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아직 반도체 품목 관세를 발표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들이 상당 수준의 반도체 품목 관세를 적용하고 한국에 대한 별도의 예외 사항을 두지 않을 경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은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미국과 대만의 관세 협상 등도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인 탓에 반도체 분야 관세 등은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는 해석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이 반도체 관세 등을 두고 한국과 추가 협상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과의 입장 차를 드러낸 부분은 또 있다. 바로 농산물 시장 개방 부분이다. 하워드 장관은 “한국은 자기 시장을 100% 완전히 개방하는 데도 동의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성과를 미국 내에 홍보하기 위한 과장 표현이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쌀·소고기 등 농산물 시장의 추가 개방을 막고 검역 절차 과정에서 소통을 강화한다는 수준으로 합의했다는 한국 정부의 설명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다만 현재 미국 농산물에 대한 우리 시장의 개방도 자체가 99.7%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거의 완전 개방에 가까워 한국과 미국 측 설명이 사실상 같은 내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러트닉 장관은 총 3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에 달하는 한국의 대미투자가 어떻게 사용될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 투자금은 양국의 합의에서 공개된 조선업을 비롯해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 첨단 제조업 등 미래 산업 육성에 활용될 전망이다. 또 에너지 관련 시설·설비 확보 등에도 이를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러트닉 장관은 “대통령이 지시하고 승인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첫 투자 분야로 조선업을 지정했다. 미국에서 선박을 건조하는 데 최소 1500억달러를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또 “추가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추진되는 프로젝트들에 또 다른 2000억달러의 투자를 지시할 것”이라며 “여기에는 알래스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에너지 기반 시설, 핵심 광물, 첨단제조업,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터가 포함된다”고 부연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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