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두규 대한변리사회장이 이재명 정부 첫 정기국회가 개원한 지 이튿날인 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정문 앞에서 피켓을 들었다. 20년 동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변리사의 특허침해소송 공동대리 법안 통과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특허침해소송에서 변리사와 변호사의 공동 대리를 주요 골자로 하는 변리사법 개정안은 지난 17대 국회에서부터 21대 국회까지 다섯 번 연속으로 국회에 발의됐으나, 번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앞에서 멈춰 서야만 했다.
이번 22대 국회에서도 변리사 침해소송 공동대리를 담은 2건의 변리사법 개정안이 발의, 소관 상임위인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계류 중에 있다.
1인 시위를 마친 김 회장은 전자신문과 만나 “이재명 정부에서 중소기업 기술 탈취 문제와 기술 보호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며 “어떠한 제도와 정책을 펴더라도 법과 기술을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하는 변리사가 충분히 역할을 하지 않고선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형 디스커버리(증거개시) 제도 성공을 위한 선결과제는 변리사의 특허침해소송 공동대리 법안 통과”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법안이 국회에 발목이 잡힌 사이 중소·중견기업은 특허권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변리사를 보유한 대형 로펌의 실질적 독과점 상태로, 중소·중견기업이 대형로펌의 수임료를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중소·중견 기업들은 사실상 특허침해를 당해도 소송을 제기할 생각조차 못하고 있다”며 “이러한 대한민국의 실정은 글로벌 추세에 역행하는 것으로,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을 깎아 먹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언론사 설문조사에서도 중소기업의 열에 아홉은 특허 침해를 당해도 소송을 포기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며 “정부 자료를 보면 2023년 한해에 전국에서 제기된 특허침해소송은 총 59건으로, 10여 년 전 대비 절반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특허침해소송 공동대리는 변리사뿐만 아니라 산업계·과학기술계도 지지하고 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벤처기업협회를 비롯해 반도체산업협회, 배터리산업협회 등이 특허침해소송 공동대리 법안 통과에 힘을 보탰다.
김 회장은 “변리사 침해소송대리는 변리사의 직역 문제로 볼 게 아니다”라며 “기술 하나만 믿고 창업한 스타트업을 비롯한 대한민국의 수많은 기술 기업과 지금 이 순간에도 연구 현장에서 일하는 연구자 등 과학기술계와 산업계에서 간절히 원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변리사의 특허침해소송 공동대리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김 회장은 “영국이나 일본, 중국 등 우리의 주요 경쟁국은 오래 전부터 변리사의 침해소송대리를 허용하고 있다”며 “가장 최근에 설립된 유럽통합특허법원도 변리사의 침해소송대리를 허용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회장은 특허침해소송 공동대리에 반대하는 법조계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변리사를 자체 보유한 대형 로펌의 실질적 독과점 상태이던 특허침해소송 시장에서 중소형 법률사무소도 변리사와 협력을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며 “중소형 법률사무소와 청년 변호사들에게도 특허침해소송의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 회장은 “우리 기업들의 오랜 요구를 국회가 외면하지 말고, 변리사법 개정안의 빠른 통과를 촉구한다”며 “특허청도 적극적인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재학 기자 2j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