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여당이 9월 정기국회에서 검찰개혁을 처리하겠다고 공언했다. 당내에서는 일부 정치인들이 검찰개혁의 성과를 자신의 업적으로 가져가려는 경쟁 탓에 이른바 '성과 따먹기'로 흘러 자칫 검찰개혁이 졸속으로 이뤄지거나 동력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꼼꼼한 개혁'을 위해 과거 사례 등을 참고하는 등 차분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의총)에서 “수사·기소를 분리하는 검찰 개혁에 대해 9월 내에 정부조직법에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당과 대통령실이 입장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여당은 검찰개혁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내달 25일 정기국회 중 열리는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고려하면 정부는 검찰 조직의 구조개혁을 담은 안을 정부조직법에 담아 이르면 9월 초에 국회에 제출할 전망이다.
당정이 9월까지 추진하기로 한 검찰개혁의 골자는 검찰청을 폐지하고 그 기능을 중수청과 공소청으로 나누는 것이 뼈대다. 새로 신설될 중수청·공소청 등을 규정할 법 체계는 그 다음 작업이다. 법안 통과 이후에는 각종 행정 처리나 인력 배치 등을 위한 관련 추가 입법이나 시행령 개정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
물론 정부·여당 내에서는 여전히 각 수사기관의 감독·견제·거버넌스 등에 대한 세부 사항에 대한 이견도 있다. 민주당은 남은 기간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른바 검찰권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최적의 방안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검찰개혁이 가시화되면서 여당 내에서는 또 다른 우려도 감지된다. 여당의 숙원이었던 검찰개혁이 자칫 이른바 '성과 따먹기'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정청래 대표 취임 이후 각종 당내 선거나 의사결정 등에서 권리당원의 참여 비율을 늘리는 상황에서 당내 선거나 차기 행보에서 적극적 지지층의 표심을 확보하는 등 정치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일부 정치인들이 검찰개혁을 이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당내에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을 입안하면서 생겼던 법적·행정적 미비 등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차분하게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당시 공수처의 역할이나 기능, 구조 등에 대한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반성이다. 이들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추진 과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시행령을 고쳐 검찰 수사권을 사실상 그대로 존속하게 했다는 것도 되짚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국무총리가 공개적으로 “검찰개혁을 꼼꼼하게 해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도 비슷한 이유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 측 입장에서는 검찰개혁이 이 대통령의 대표 공약인 데다 불가역적 개혁인 만큼 과거 사례를 참고해 실수 없이 진행하는 것이 먼저라는 의미다.
아울러 이 대통령과 김 총리의 '꼼꼼하게'라는 표현에는 특정 개인이 자신의 정치적 욕망을 위해 과정·세부 사항을 유출해 논란을 일으키거나 성과를 자신에게 가져오기 위해 무리한 행위·발언을 하다가 자칫 개혁에 대한 동력을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담긴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검찰개혁이 오랜 염원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정치인들이 벌써 자신의 성과로만 가져가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며 “이 대통령은 검찰권의 가장 큰 피해자 중 한 명이고 검찰개혁은 이 대통령의 공약이다. 오히려 꼼꼼하게 살피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