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특정 분야의 전유물이 아니다. 제조업이나 서비스 부문은 물론이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가릴 것 없이 그 활용 범위와 성장 속도는 폭발적이다. 미국과 중국이 이미 AI 패권 경쟁에 돌입했으며, 우리나라도 'AI 3대 강국' 도약을 국가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다.
AI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인력 양성과 생태계 조성,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특히 전력 인프라와 에너지 수급 안정성은 AI 인프라의 토대이자 확산의 전제 조건이다.
AI가 산업과 경제 전반에 깊이 스며들면서 고성능 컴퓨팅과 빅데이터 데이터센터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데이터 허브를 안정적으로 가동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전력과 안정적인 냉방 시스템(HVAC)이 필요하다. 특히 데이터센터는 단 1초의 정전도 허용할 수 없기 때문에, 전력 공급의 안정성과 냉각 시스템의 효율성이 곧 경쟁력이 된다. 이 지점에서 AI 시대 LNG(Liquefied Natural Gas)의 전략적 가치가 새롭게 부각된다.
문제는, AI 3대 강국의 비전이 과연 국내 시장과 우리 기업만으로 달성 가능하냐는 점이다. 최근 아마존이 SK와 협력해 울산 인근에 LNG 발전과 냉열(Cold Energy)을 활용한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섰다. 하지만, 급속도로 증가하는 수도권 중심의 데이터 수요와 전력망 포화을 감안할 때,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거점 확장 전략이 시급하다. 송전망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분산형 LNG 발전이 해법이 될 수 있으며, LNG 발전·냉방 통합 솔루션이 우리의 수출 전략 자산이 될 수 있다.
이는 우리만의 고민이 아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도 대규모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로 송전망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AI 기업들은 이미 데이터센터 전력의 약 40%를 천연가스에서 공급받고 있으며, 앞으로 전력 수요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LNG로 충당할 계획이다. LNG는 신속한 기동성과 유연한 부하 대응 능력으로 재생에너지와 함께 안정적인 전력 믹스를 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들은 LNG 발전과 데이터센터를 결합한 '융합형 시스템 수출 모델'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도모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수출이 아니라, 국가 AI 역량을 세계 무대로 확장하는 인프라 수출 전략이다. 그래야 AI 3대 강국 도약을 글로벌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글로벌 AI 데이터 허브 구축 전략 없이는, AI 3대 강국 달성은 용이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과 중국에 비견될 만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방대한 데이터와 고성능 연산 자원, 그리고 지속적으로 공급할 에너지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국내 시장과 데이터만으로는 그 규모와 다양성에 한계가 있는 만큼, 해외 네트워크와 거점 확보가 필연적이다.
LNG 기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냉열도 AI 데이터 허브에 사용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과 일본에서는 LNG 기반 전력 생산과 데이터센터 쿨링을 통합한 복합단지를 조성해 운영 중이다. 이는 전력·냉방·데이터 처리를 하나의 패키지로 제공하는 미래형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LNG를 단순히 '탄소 감축을 위한 과도기적 연료'로만 바라볼 시기는 지났다. 전력 수급과 송전망 부담을 완화하고, 냉열을 활용해 데이터센터 냉방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다기능 에너지원이다. 국가 전략 차원에서 LNG와 AI 인프라를 결합한 글로벌 데이터 허브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면, 우리는 AI 3대 강국의 목표를 현실로 만들 뿐 아니라, 미래 에너지·디지털 융합 산업을 선도하는 주역이 될 것이다.
김창규 민간LNG산업협회 부회장 lng@lngkorea.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