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 개편안 발표가 지연된 가운데 수장을 새로 맞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각자 현안을 전면에 내세우며 존재감 부각 경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7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을 종합하면 금융위와 금감원 조직개편은 이달 25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 이후로 논의가 미뤄졌다.
국정기획위는 앞서 지난 달 대통령실에 △기재부 예산 기능을 분리해 국무총리 산하 기획예산처로 이관하고 △금융위는 해체해 금융정책 기능을 신설하는 재정경제부로 △감독 기능은 금융감독원과 통합한 금융감독위원회로 재편하고 △금융감독원 산하 금융소비자보호처를 독립한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으로 신설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대통령실은 최근 금융위와 금감원 수장을 새로 선임했다. 금융위원장 후보로는 이억원 전 기획재정부 1차관을 발탁했고, 금감원장에는 이찬진 변호사를 임명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정부 조직개편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현재 금융위가 활동하고 있으므로 금융위원장 지명은 당연한 절차”라고 말했다. 조직개편이 당초 일정보다 장기화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해체가 유력했던 금융위는 최근 광폭 행보를 보이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이후 금융위를 연속 칭찬하며 정책 기능에 힘을 실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새 정부 금융 국정 과제를 국민들께서 체감할 수 있게끔 속도감 있게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며 “생산적 금융으로 대전환과 가계부채 관리, 금융 소비자 보호 등을 집중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금융은 부동산과 예금대출 위주라서 생산성을 높이거나 혜택이 골고루 가기보다는 '금융업'에 머물러 있는 부분이 많다”면서 “국가 경제 전체적으로 부가가치를 갖는 쪽으로 자금 흐름 물꼬를 어떻게 빨리, 근본적으로 바꾸느냐가 생산적 금융 키 요체(핵심)”라고 덧붙였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금융위가 부동산·소상공인 지원과 같은 민생 현안에서 성과를 쌓으며 존재감을 부각시켰다”면서 “가계대출 안정세를 유지하는 것과 생산적 금융을 위한 후속 과제를 얼마나 속도감 있게 처리하느냐가 향후 입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감원도 감독을 넘어 적극적 금융 정책을 예고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이 대통령 사법연수원 동기(18기)로 현 정부 '실세'로 꼽힌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14일 취임사에서 “모험자본 공급 펀드, 중소기업 상생지수 등을 도입해 중소·벤처기업에 금융권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겠다”면서 “주가조작이나 독점지위 남용 등 시장 질서와 공정을 훼손하는 행위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또 “상생지수를 도입하고 모험자본 펀드를 조성하는 등 중소·벤처기업에 자금을 적극 공급하겠다”고 언급했다.
상생지수는 금융권이 중소기업과 어느 정도 상생·협력하는지를 수치로 계량화하는 지표로, 중소기업계에서 도입을 건의해왔다. 여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도 최근 금융권 국정과제 참여 유도를 위해 상생지수 도입을 제언했다.
이 원장은 “기업이 성장 자금을 시장에서 원활히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금융 역시 혁신 흐름에 동참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활용 및 디지털 자산 생태계 육성 등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국정기획위에서 금감원 산하 금융소비자보호처를 금융소비자보호원으로 분리하는 안을 제안한 가운데 소비자 보호 기능을 강화에도 나선다. 이 원장은 “소비자보호처 업무체계 혁신과 전문성·효율성 제고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융 산업이 국가 경제 대전환을 지원하는 동시에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소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