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같은 55분간의 탈출?...英 동물원 불곰 2마리, 울타리 넘어 꿀 창고로 직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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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동물원을 탈출한 불곰 미슈와 루시. 사진=와일드우드 데번

영국의 한 동물원에서 탈출한 어린 불곰 2마리가 꿀을 맘껏 먹어 치우고 55분간의 짧은 일탈을 끝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쯤 엑서터 인근 동물원 '와일드우드 데번'에서 유라시아 불곰 '미슈'와 '루시'가 탈출해 인근 지역에 출입 통제 조치인 '코드 레드'(Code Red)가 발령됐다.

동물원 측은 곰들이 울타리를 뚫고 직원 구역으로 들어온 것을 발견하고 경보를 발령한 한편, 어린이를 포함한 관람객 16명을 헛간으로 대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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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동물원을 탈출한 불곰 미슈. 사진=와일드우드 데번

총기로 무장한 긴급대응팀은 현장에 도착한 경찰의 지원을 받으며 긴장감 속에서 곰들을 지켜봤다.

그러나 곰들은 우려와 달리 주변 냄새를 맡기 시작하더니 열려 있는 식량 창고로 향했다. 곰들은 창고에서 바나나, 사과 등 먹이를 잔뜩 먹어 치우고는 식당으로 가 꿀단지에서 꿀 일주일 치까지 먹어 치웠다. 곰들이 탈출하기 한 시간 전에 배송받은 신선식품은 모두 곰들의 배로 들어갔다.

동물원을 운영하는 보호단체 와일드우드 트러스트 관계자에 따르면 먹이를 잔뜩 먹고 기분이 좋아진 곰들은 뛰어놀고 밧줄을 잡아당기며 장난을 쳤다.

미슈는 졸린 상태로 다시 우리로 돌아갔으며, 루시는 직원들이 종소리와 음식으로 유인하자 얌전히 우리로 들어가면서 탈출 55분만에 사태가 일단락됐다.

곰은 인간보다 후각이 약 2000배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폐쇄회로(CC)TV로 곰들을 지켜본 관계자는 “곰들은 침착하고 전형적으로 움직였다. 곰들은 가장 가까이에 있는 달콤한 음식을 찾아다닌다. 꿀, 땅콩버터, 잼 등이 곰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라며 “후각이 뛰어나서 숨겨져 있더라도 찾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탈출 사건으로 다친 사람은 없었으며 동물원은 이후 다시 문을 열었다. 동물원 측은 곰들의 탈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번에 탈출한 미슈와 루시는 남매 곰으로 지난 2019년 알바니아의 눈사태에서 구조됐다. 각각 180kg 정도 나가는 어린 곰이다. 동물원 측은 이전에 곰들을 야생으로 돌려보내려고 했으나 스스로 살아남지 못할 것으로 판단해 계속 보호하기로 했다.

유라시아 불곰은 몸길이 최대 1.9m, 몸무게 최대 680kg까지 자라는 큰 육식동물 중 하나로, 전 세계 약 11만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소동이 알려지면서 동물원에는 꿀 등 식료품 기부가 이어졌다. 동물원 관계자는 “지역 사회로부터 정말 좋은 지원을 받았다”며 “탈출 후 돌아온 곰들이 '슈가러시'로 한참을 뛰어다니다 잠들었다. 관람객들은 이 곰들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고 전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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