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부터 삼양까지…K-바이오 지배구조 재편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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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지배구조 재편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그동안 대기업 지주회사나 별도법인 체제 안에 있던 바이오 사업 부문들이 기업가치 재평가, 글로벌 투자유치 등을 위해 분할·매각·내부 육성 등 다양한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양홀딩스는 최근 사업 부문 인적분할을 결정하고 각각 10월(삼성에피스홀딩스)과 11월(삼양바이오팜) 코스피 시장에 재상장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이사회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인적분할해 오는 10월 코스피 재상장하기로 결의했다. 이번 분할로 위탁생산개발(CDMO) 사업과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경계를 명확히 하고, 독립 경영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분할로 각각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가치·주주가치 제고에 나설 방침이다.

삼양그룹도 지주회사 삼양홀딩스 내 삼양바이오팜을 인적분할한다. 삼양바이오팜은 고부가가치 의료용 소재·항암제 분야에서 기술력과 시장 점유율을 보유했지만, 지주회사 내 사업 부문으로 존재해 시장에서 제대로 된 가치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번 삼양바이오팜 분할로 삼양홀딩스는 순수 지주회사로서 자회사관리 등에 집중하고, 삼양바이오팜은 독립·책임경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양홀딩스 관계자는 “최근 대전에 연간 500만 바이알 생산이 가능한 항암주사제공장 증설을 마쳤고, 현재 일부 구공장 품목을 신공장으로 이전하는 단계”라며 “연말이나 내년 초 본격 가동을 시작하면 삼양바이오팜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CJ그룹은 다른 길을 택했다. CJ그룹은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약 5조원대에 매각하는 협상을 진행했으나 최근 무산됐다.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는 대표적 그린바이오 사업으로 동물 사료용 첨가제, 식품 조미용 소재 등을 생산하고 있다. CJ는 바이오 사업을 그룹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있지만, 자금 회수와 구조 효율화 등을 놓고 방향을 다시 고민 중이다.

롯데, SK는 바이오 사업을 별도 법인화한 뒤 내부 육성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설립, CDMO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최근 공장이 세워지고 있는 송도에서 일할 대규모 전문 인력 채용을 진행 중이다.

SK그룹은 이미 SK바이오사이언스·SK바이오팜을 상장해 독립경영 중이고, SK팜테코를 중심으로 원료의약품(API) 및 CGT CDMO를 확장하고 있다. SK그룹 최초의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2023년 말과 지난해 초 프리IPO를 완료했다.

업계 관계자는 “K-바이오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지배구조 재편은 공통적인 흐름이지만, 그룹별로 해법은 다르다”면서 “분할, 매각 시도, 내부 육성·IPO 등 다양한 전략이 있고, 각 그룹의 재무 상황·투자 성향 등에 따라 결정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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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그룹별 바이오 사업 지배구조 재편 전략 - 주요 그룹별 바이오 사업 지배구조 재편 전략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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