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멕 CEO, AI 발전 대응할 차세대 반도체 구조 '슈퍼셀'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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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크 반 덴 호브 imec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20일(현지시간) 벨기에에서 열린 연례행사 '2025 아이멕 테크놀로지 포럼(ITF)'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박진형 기자)

“인공지능(AI)의 미래는 알고리즘이 아닌 하드웨어(HW) 혁신에 달려 있습니다.”

루크 반 덴 호브 아이멕(imec)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20일(현지시간) 벨기에 안트베르펜에서 열린 '아이멕 테크놀로지 포럼(ITF) 월드 2025'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단언했다.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AI에 맞춰 이를 연산할 컴퓨팅 성능 개선이 시급하다는 취지다.

AI 컴퓨팅의 핵심은 AI 반도체다. 현재 엔비디아를 필두로 AI 반도체 칩 개발 경쟁이 한창이지만, 더욱 빠른 속도로 AI 모델이 발전 중이라고 반 덴 호브 CEO는 진단했다.

그는 “AI 모델에 특화된 칩을 일일이 개발하면 속도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며 “새로운 AI 모델이 등장할 때 기존 하드웨어는 이미 구식이 되어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 AI 모델은 몇 개월 만에 새 버전이 등장하지만, 여기에 맞는 주문형반도체(ASIC) 개발은 1~2년 걸리는 게 대표 사례다.

반 덴 호브 CEO는 이같은 한계를 극복할 신개념 구조 '슈퍼 셀(Supercell)'을 공개했다.

슈퍼셀은 각 반도체 기능을 담당하는 회로층(레이어)을 수직 적층하는 것이 골자다. 서로 다른 반도체(다이)를 연결하는 '칩렛'과 유사하지만, 슈퍼셀은 이를 회로 층 단위로 더욱 세분화했다. 회로층을 모듈 형태로 구성, 설계를 쉽게 바꾸기 위해서다.

가령 반도체 내 연산을 담당하는 로직 회로층을 두고, 그 위에 통신 회로, 메모리 회로를 각각 쌓아올려 하나의 반도체 칩을 만들 수 있다. AI 모델 진화 속도에 맞춰 각 회로층을 제어·재구성할 수 있어 신속한 AI 반도체 성능 개선이 가능하다.

또 반도체(다이)를 연결하는 첨단 패키징보다 회로층을 연결하는 게 훨씬 거리가 짧다. 집적도가 높은 만큼 속도가 빠르고, 전력 효율성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특히 전력 소비는 AI 업계 전체가 직면한 문제다.

반덴 호브 CEO는 이같은 신개념 반도체를 '소프트웨어정의실리콘(Software Defined Silicon)'으로 명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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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덴 호브 CEO는 슈퍼셀 구조와 소프트웨어정의실리콘으로 미래 AI 시대에 대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문자 중심 언어 모델을 넘어 AI가 주변 환경을 이해하고 직접 로봇·자율주행차·의료기기를 제어하는 '물리적 AI(피지컬 AI)' '에이전트 AI'로 발전하려면 반도체 혁신이 필수라는 의미다.

차세대 AI는 지속적인 추론과 복합적인 의사결정, 실시간 입출력을 요구하는 만큼 반도체 성능, 설계 유연성, 에너지 효율성 개선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반 덴 호브 CEO는 “AI 시대를 가능하게 하려면 칩 아키텍처와 기술 플랫폼 모두에서 혁신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소프트웨어정의실리콘 플랫폼, 즉 프로그래밍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FPGA' 반도체 개념을 확장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이멕은 연구개발(R&D) 인프라, 강화된 협업, 다양한 인력을 바탕으로 모든 파트너들이 이러한 대전환을 지원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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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크 반 덴 호브 아이멕(imec)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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