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기업과 경제를 어렵게 꼬이도록 만드는 요인중 하나가 바로 환율 변동성이다. 이달 들어 하루 원달러 환율 변동폭이 50원 가까이 출렁이는 날도 있었다. 미국 관세 압박이 이젠 '드러난 악재'인데 반해, 앞으로 환율 변동성은 '잠복한 악재'로 상당시간 우리를 괴롭힐 전망이다.
이같은 상황에 달러 표시 대금의 송금·결제 편의성을 앞세워 미국 달러기반 스테이블코인 사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유학 자녀를 둔 가정이나, 한국에 여행온 여행객 사이에 입소문을 타면서 한국내 지급수단으로도 많이 쓰고 있다.
문제는 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사용량이 급증할 경우, 사실상 쓰인 코인량 만큼 달러를 사는게 돼 달러 가치는 오르고 원화 가치는 떨어지는(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를 가속화시킨다는 것이다. 일반 국민들이 쓰는 량이 무슨 환율에까지 작동하겠냐고 반문하겠지만, 화폐와 마찬가지로 스테이블코인 사용량이 늘면 이것 자체를 투자수단으로 사모으는 쪽이 생겨날 수 밖에 없다.
19일 한국경제인협회가 개최한 '디지털자산 전문가 패널 간담회'에 나온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최근 5년간 추적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한국에서 스테이블코인 발행량이 240만개 이상 급증하면 원·달러 환율이 약 10% 상승하고, 코스피가 10%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테이블코인 사용량과 연계한 우리 실물자산 변동성 경고로는 처음 나온 것이다.
이미 이달초 한-미 외환당국자들이 제3국에서 만나 앞으로 원달러 환율 흐름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면서 외환시장이 출렁거린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자국으로부터 교역흑자를 많이 가져가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등을 콕집어 예전 독일과 일본처럼 '플라자협정'과 같은 상대국 통화 절상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코인 안전성 등으로 투자으로 선택되는 것까지 막을 수 없다. 더군더나 편의성 높은 해외 개인송금 통로로 막는 것도 불가능하다. 다만, 우리나라 금융당국이 명확한 기준과 가이드라인을 갖고 이 사안에 대처 또는 준비하고 있는가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수 없이 '소 잃고 외양간을 고쳐온' 우리나라 금융당국이 기업 활동을 둘러싼 외환변동성 만큼은 줄여주는 방향으로 움직이길 바란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앞으로 환율 변화에 잠복된 악재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editoria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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