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세계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에서 나란히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공개했다. 삼성은 초미세 반도체 입자인 퀀텀닷(QD)만으로 적(R)·녹(G)·청(B)을 구현하는 'EL-QD'를, LG는 RGB를 독립된 층으로 분리해 쌓은 4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 맥에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SID 2025에서 지난해보다 밝기와 해상도를 대폭 끌어올린 전계발광 퀀텀닷(EL-QD) 디스플레이를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400니트(nit; 1니트는 촛불 하나 밝기) 고휘도 제품과 264PPI(인치당 픽셀 수) 고해상도 제품을 전시했다.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가 업계 최초로 공개한 자발광 QD 디스플레이(250니트, 202PPI)보다 밝기는 50%, 해상도는 30% 끌어올린 제품들이다.
QD는 수나노 크기 작은 반도체 입자다. 색표현력이 뛰어나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EL-QD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없이 QD로 구성된 R·G·B 픽셀이 전류 구동을 통해 직접 빛을 내는 방식이다. 기존에 삼성디스플레이가 대형 패널로 만들고 있는 QD-OLED는 블루 OLED에서 나온 빛이 QD 발광층을 통과하며 색을 만들어내는 광 발광(PL) 방식이다.
회사 측은 EL-QD 상용화 최대 난제인 청색재료 수명을 개선해 밝기를 높였고, 잉크 특성과 잉크젯 인쇄공정 간 호환성을 높여 픽셀 밀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 디스플레이 기술은 SID로부터 '올해의 우수 논문'에 선정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RGB 올레도스도 최고 해상도인 5000PPI와 최고 밝기 2만니트를 구현한 제품을 각각 공개했다. 올레도스는 실리콘 웨이퍼 위에 유기물을 증착해 픽셀 크기를 수십 마이크로미터(㎛) 수준으로 구현한 디스플레이다. 초고화질을 구현했기 때문에 확장현실(XR) 헤드셋의 핵심 부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적·녹·청(RGB) 소자를 독립적으로 쌓아 빛을 내는 구조를 채택한 4세대 OLED를 게이밍 및 TV용 제품으로 공개했다. 특히 4세대 OLED를 게이밍 모니터(27인치)로 처음 선보였다. LG디스플레이는 3세대와 4세대 OLED를 비교 시연해 한층 나아진 휘도와 색 재현율을 실감할 수 있도록 했다.
TV 및 게이밍 모니터용 OLED는 흰 색 광원을 컬러필터를 통해 빛을 내는 화이트(W) OLED 방식이다. 4세대 OLED 패널은 '청색-녹색-청색-적색' 순으로 RGB 소자를 독립적으로 쌓아 빛을 내도록 했다. 기존 3세대가 '청색-황색-청색' 3층 구조였던 것과 비교해 진일보한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 기술을 적용해 업계 최고 수준인 최대 휘도(화면 밝기) 4000니트(nit, 1니트는 촛불 한 개의 밝기)를 구현했다.

세계 최고 해상도인 5K2K(5120×2160) 게이밍 OLED도 처음으로 공개됐다. 45인치 대화면에 약 1100만개 픽셀이 촘촘하게 배열돼 고해상도가 가능해졌다.
윤수영 LG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창출하며 기술 리더십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