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유플러스가 올 1분기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올해 지휘봉을 잡은 홍범식 대표는 첫 성적표를 통해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저수익 사업 중단과 비용 효율화 등 수익 구조 개선 노력이 적중했다는 평가다.
LG유플러스는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554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15.6% 증가했다고 8일 공시했다. 2023년 2분기 이후 7분기만에 최대 실적이다. 매출은 4.8% 성장한 3조7481억원으로 집계됐다. 유·무선 가입자 증가와 기업인프라 부문 성장, 비효율 사업 정리를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개선했다.
무선 사업의 경우 가입자 순증과 해지율 개선으로 매출이 2.0% 증가했다. 전체 무선 가입회선수는 2907만5000개로 10.7% 늘었다. 12분기 연속 두자릿수 성장세다. 5G 가입회선은 14.0% 증가한 819만6000개로 전체 핸드셋 가입자의 74.8% 비중을 차지했다. 알뜰폰 회선은 21.7% 늘어난 856만2000개로 선두를 굳혔다.
IPTV와 초고속인터넷 사업으로 구성된 스마트홈 부문은 2.4% 증가한 6306억원 매출을 올리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기업 인프라부문도 견조한 성장을 거뒀다.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솔루션, 기업회선 등을 포함해 2.1% 증가한 409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B2B AI 사업 중심축으로 육성 중인 IDC 매출은 873억원으로 작년보다 2.1% 증가했다.
LG유플러스는 AI 전용 인프라인 파주 AIDC를 2027년 준공 예정이다. 이달 착공에 돌입했으며 수전용량은 50메가와트(MW)에 달한다. GPU 운영·관리에 최적화된 AI 특화형 고집적 IDC로 매출 규모는 평촌2센터의 60~70% 수준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발생한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와 관련해 모니터링과 대응체계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 가입자 유입에 따른 반사효과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여명희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최고리스크책임자(CFO·CRO)는 “주요 고객 데이터가 저장된 시스템에 대해 긴급 점검을 진행한 결과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전사 모든 서버를 전수 검사 중이며 대용량 파일 전송을 실시간 탐지할 수 있는 대응 체계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여 CFO는 “정보보안은 철저히 관리해도 완벽을 보장하기 어렵다”면서 “보안 솔루션 운영 체계 고도화 등 지속적 점검과 보완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2023년 정보보호에 632억원, 지난해 약 700억원을 투자했다. 올해는 10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홍 대표도 품질·안전·보안 등 기본기를 최우선으로 챙기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여 CFO는 “성장세가 둔화되는 현재의 시장 환경 속에서는 이익 성장률이 매출 성장률을 앞서가는 수익성 중심의 전략이 효과적”이라며 “고객 경험 혁신을 위해 AI 적용 영역을 확대하고 기업가치와 주주이익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