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슬 플레이 (hustle play)’라는 말이 있다.
주로 스포츠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투지 넘치는 모습으로 팀의 사기를 끌어 올리는 플레이를 뜻한다.
‘허슬’은 음악 신에서도 종종 사용한다. 그 의미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오직 음악 작업에만 집중해 끊임없이 새 곡을 발표하는 것은 물론 각종 공연과 콘텐츠 등을 쉴 새 없이 이어가는 것을 ‘허슬’에 빗대곤 한다.
그리고 유나이트(은호, 스티브, 은상, 형석, 우노, DEY, 경문, 시온)는 이 ‘허슬’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그룹이다.
2022년 4월 20일 데뷔 이래 3년 동안 무려 7장의 EP와 1장의 싱글을 발매하며 쉼 없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 장의 EP에 5~7개 내외의 트랙이 수록되는 것을 고려하면, 단순 셈법으로 데뷔 이후 지금까지 매달 1곡 이상의 신곡을 발매한 꼴이다.
단순히 유나이트가 곡을 많이 발매해서 ‘허슬’을 한다고 표현한 것은 아니다. K팝 그룹인 유나이트는 EP 발매 직후 각종 음악 방송과 여러 기획 공연에도 당연히 참석해 왔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유나이트는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Mnet ‘로드 투 킹덤 : ACE OF ACE’에 출연했으며, 4월 19일과 20일에는 첫 단독콘서트까지 개최했다.
그야말로 3년 내내 쉬는 날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인터뷰 도중 유나이트 멤버들에게 ‘대체 언제 쉬는 것이냐?’라고 직접적으로 물어보았다.
이에 은호는 “일을 꾸준히 할 수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꾸준히 우리의 음악을 알리고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어 감사하다. 체력적으로도 피곤하지 않고 적응도 많이 됐다”라고 답했다.
늘 휴일만 기다리고 사는 기자가 부끄러워질 정도로 의젓한 대답이다.
또 이런 건강한 맨틀과 열정이야말로 유나이트의 저력이라고 느껴졌다. 이 저력을 한껏 발휘해 완성한 앨범이 ‘YOUNI-T(유니티)’다.
‘YOUNI-T’에 대해 은상은 “우리가 중점적으로 가져가고 싶었던 메시지는 화합이다. 앨범의 수록곡이 다 다르다. 이 중에 한 곡은 좋아하는 곡이 있을 거라는 마음으로 작업을 했다. 그만큼 유나이트의 음악적 바운더리가 넓어졌다”라고 설명했다.
은상의 말처럼 이번 ‘YOUNI-T’에는 데뷔 이후 처음으로 유닛 곡이 수록돼 각각의 개성과 특징을 강조했다.
은상은 “이번에 처음으로 유닛 곡이 수록됐다. 많은 이야기를 꺼내고 싶었다. 각각의 곡을 들어보면 여러 부분이 들릴 거다. 내가 속한 발라드 유닛은 ‘Miracle Day(미라클 데이)’라는 곡으로 20대 청춘을 서술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문은 “메인 래퍼인 DEY를 중심으로 ‘Who’s Next?(후즈 넥스트?)’라는 곡을 작사, 작곡했다. 누구에게도 꿀리지 않는 자신감과 우리가 활동하면서 느낀 점을 가사에 담았다”라고 말했고, 은호는 “스티브와 R&B 넘버 ‘Twilight Rush(트와일라이트 러시)’를 만들었다. 우리와 같이 재미있게 놀고 즐기자는 메시지를 담았다”라고 각각의 유닛 곡을 소개했다.

유나이트의 첫 유닛 곡도 관심이 가지만, 그래도 역시 가장 눈길이 가는 곡은 타이틀곡 ‘Rock Steady(록 스테디)’다.
‘Rock Steady’는 유나이트의 근간인 힙합 사운드를 유지하면서도 청량함을 더해 새로운 색을 만들어냈다.
은호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장르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했는데 잘 맞는 것도 있었고, 아니다 싶은 것도 있었다. 그중에서 키워드를 ‘청량’으로 정했는데, 그 안에 우리만의 킥이 있다. 팬들의 니즈도 채울 수 있고 우리도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많이 기대하고 있다”라고 자신했다.
이에 유나이트만의 ‘킥’이 무엇인지 묻자, 은호는 “우리가 하는 청량은 결이 좀 다른 것 같다. 에너지를 긍정적으로 가져가려고 한다. 각자가 아니라 단체로 봤을 때 파워풀하고 즐길 줄 아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또 경문은 “(유나이트의 베이스인) 힙합적인 부분은 항상 챙겨가려고 한다. 자유분방함을 중심으로 하고, 그 위에 청량함, 귀여움을 가져가거나 힙한 모습을 더하거나 하는 식으로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다. 라이머 대표님도 짜인 틀이 아니라 우리의 개성을 살리라고 조언한다”라고 차이를 짚었다.
직접 ‘Rock Steady’ 작사에 참여한 DEY는 가사에도 집중해 주기를 당부했다. DEY는 “‘Rock Steady’의 가사를 들으면 그저 신나기만 한 곡은 아니다. 그 안에 뭉클한 감정이 숨어있다. 내가 느낀 감정을 많이 담으려고 했다. 청춘들의 시간을 엿볼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유나이트가 ‘YOUNI-T’에 더 자신감이 넘치는 이유는 앨범 발매에 앞서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서두에 언급한 ‘로드 투 킹덤 : ACE OF ACE’ 출연과 첫 단독 콘서트가 그것이다.
은호는 “‘로드 투 킹덤’은 단합적인 면에서 많이 달라졌다. 멤버들은 당연하고 회사 직원들과도 더 가까워져서 케미가 좋아진 계기가 됐다. 그러면서 우리의 부족한 점, 잘하는 점을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었다”라고 당시를 돌아보았다.
이어 그는 “멤버들의 개성이 뚜렷하면서도 각각에 어울리는 부분이 있는 게 우리의 장점 같다. 보완해야 할 점은 다들 낯을 많이 가리고 숙맥 기질이 있다. 좀 더 능글맞게 무대에 임하면 여유가 생길 것 같다. 그래도 예전에는 -100이었다면 이제 0은 된 것 같다”라며 웃었다.
다만, ‘로드 투 킹덤’의 결과만 놓고 보면 유나이트에게는 아쉬움이 남을 법도 하다. 경연마다 호평을 받으며 상위권에 올랐지만, 정작 1위는 한 번도 차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은호는 “처음 방송을 시작했을 때 우리는 하위권이었다. 그런데 무대를 계속 보여주다 보니 대국민 투표에서는 1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최종 1위를 한 경연은 없지만, 많은 K팝 팬에게 확실한 어필은 한 것 같아 만족한다”라고 역시나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또 경문은 “이번에 ‘로드 투 킹덤’을 하면서 우리가 무대를 좋아한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팬들도 좋아하고 사람들이 인정해 주기도 해서 무대로 많이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사실 유나이트는 이미 ‘무대로 보여준다’는 약속을 이행하고 있다. 지난 4월 19일과 20일, 데뷔 첫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고 팬과 만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 시간은 유나이트에게 잊지 못한 큰 감동이 됐다.
형석은 “ 첫 콘서트라서 어떤 모습 보여줄까 고민을 많이 했다. 3곡 정도는 새로 안무를 짜서 보여줬는데, 다들 너무 좋아해 줘서 기억에 남는다”라고 당시를 떠올렸고, 우노는 “콘서트 도중 팬들이 ‘영원히 함께 할게’라는 슬로건을 들어주는데 너무 감동적이고 와 닿았다. 정말로 눈물을 흘렸다”라고 감격하기도 했다.
또 유나이트는 첫 콘서트를 만들어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은상은 “어떤 가수든 팬이 와줘야 콘서트를 개최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를 보러 와준 팬에게 더 고마울 따름이다”라며 “우리뿐만 아니라 팬들도 기억에 남는 이벤트가 됐으면 했다. 그래서 카페를 직접 열어서 팬들을 초대하기도 했다.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유나이트의 이번 콘서트는 컴백에 맞춰 준비한 이벤트이기도 하지만, 자신들의 데뷔 3주년을 기념하는 자리기도 했다.
이에 유나이트는 이번 콘서트와 ‘YOUNI-T’를 쉼 없이 달려온 지난 3년을 돌아봄과 동시에 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 계기로 삼고자 했다.
은상은 “데뷔 초반에는 서툴렀다. 다 처음이다 보니까 어색하고 미숙한 점이 많았다. 하지만 앨범도 많이 내고 서바이벌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면서 많은 것을 쌓고 단단해졌다. 앞으로 더 많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힘을 줘 말했다.
또 은호도 “지난 3년 동안 음악적으로나 실력으로나 많이 성장했다.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그것을 통해 어떤 걸 잘하고, 어떤 걸 보고 싶어 하는지 많이 날게 됐다. 덕분에 유나이트라는 팀이 점점 더 하나가 되고 있다. 앞으로의 하루하루가 기대된다”라고 말하며 계속해서 우상향을 그리는 유나이트를 약속했다.
유나이트의 ‘허슬’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전자신문인터넷 최현정 기자 (laugardag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