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가 사우디아라비아 공공 애플리케이션(앱)에 지도 기반 서비스 구축에 뛰어든다. 구글이 세계 지도 시장을 장악한 가운데 네이버가 해외 시장에 처음으로 지도 기술을 공급하는 사례가 나올지 주목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중동 총괄법인인 '네이버 아라비아' 산하에 사우디아라비아주택공사(NHC)와 합작 법인 설립을 논의 중이다. 법인이 설립되면 사우디 문화와 사회적 특성을 반영한 지도 기반 슈퍼 앱을 본격 개발할 계획이다.
NHC 산하 기관이 구축한 공공 행정 서비스 앱 발라디에 사우디와 네이버가 개발한 정밀지도를 접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발라디는 지도 서비스를 기반으로 행정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는 목적의 앱으로 2020년 출시 당시 구글 지도를 활용했다. 이 앱을 고도화하면서 네이버 지도 기술을 활용할 전망이다.
또한 사우디 정부가 문화와 사회적 환경에 최적화 한 새 플랫폼 서비스를 개발할 가능성도 있다. 어떤 형태든 네이버의 지도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는 지난 1월 사우디에 네이버 아라비아 설립을 완료한 이후 중동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사우디 현지 사무실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개발 인력을 지원하면서 협업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와 관련 지도 기반 슈퍼 앱 서비스 개발을 위한 안드로이드, iOS, 프론트엔드 개발 담당자도 모집 중이다. 모집 중인 인력은 네이버 지도·플레이스·페이 기술을 기반으로 사우디 문화플랫폼을 개발하는 역할을 맡는다.
네이버는 2023년 사우디에 디지털 트윈 구축 사업을 수주하면서 중동 시장에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 이 사업을 발판 삼아 지도 기반 앱 서비스 구축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가 준비 중인 디지털 트윈은 오차 범위 10㎝ 정도로 정밀도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축척 1대1000 수준의 초정밀지도를 구축할 수 있는 수준이다.
사우디는 안보상 이유로 네이버와 협력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기업인 구글이 세계 지도 서비스를 장악한 상황에서 민감한 공공 정보까지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이번에 사우디와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소버린(Sovereign·주권)'의 새 사례가 만들어질 지 주목된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