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 2시간 반 내 파악…지질연, 위험도 예측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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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강우 측정망(왼쪽)을 활용한 기상자료 반영 산사태 위험지 분석 결과(오른쪽)

숲 속 있는 나무 뿌리는 말뚝·그물 역할을 해 산사태를 방지한다. 산불로 나무가 고사하면 산사태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이 최근 산불 후 강우에 따른 산사태-토석류(흙·돌 등이 물과 섞여 하류로 이동하는 재해)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원장 이평구)은 김민석 지질재해연구본부 박사팀이 극한 강우 뒤 산사태 발생 2시간 반 내 위험도를 파악하고, 토석류 재해를 예측해 대피 시간(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그동안 산사태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다양한 방법이 연구됐지만, 사전 예측된 기상 상황에 대한 고려가 미흡하고, 물리 기반 모형을 전국에 적용하는데 한계점이 존재했다. 직접적인 강우 특성을 반영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기상청 초단기 예보 자료인 국지예보모델(LDAPS)을 기반으로 1~3차원까지 연동되는 물리기반 산사태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이로써 대형 산불 지역에서 발생하는 산사태·토석류 위험을 미리 파악하고, 대피 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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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연 산사태 모니터링 시스템

이 기술은 2023년에 발생한 예천 산사태 지역과 경주 불국사 인근 토암산에서 발생한 산사태에 적용한 결과, 예측 정확도가 약 85%를 초과했다.

특히, 산사태 후 발생할 수 있는 토석류 전이 위험 지역을 예측하는 2차원 토석류 모델을 개발하고, 산림지역 토양 특성, 유목, 암석 등 이동까지 반영해 위험반경해석 정확성을 90% 이상으로 향상시켰다. 실제 재난 대응에 매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김민석 박사는 “산사태 위험도 예측 기술 개발은 대형 산불 후 여름철 극단적인 강우에 따른 산사태-토석류 재해에 대비할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라며 “더 정확하고 효과적인 산사태 대응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해 세계적 수준 산사태 재난 대응 기술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해 9월 네이처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와 11월 'CATENA'에 게재돼 기술 중요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활용해 최근 발생한 대형 산불지역에서의 산사태-토석류 위험성 평가를 수행하고 있어 국민 생명·안전을 지키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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