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관세충격 최소화할 방법 찾아야

9일 오후 1시(한국시각)를 기해 미국의 상호관세가 발효됐다. 한국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모든 제품은 이 시각부로 꼼짝 없이 25% 관세를 적용 받는다. 원재료 가격이 오르든 말든, 손해가 나든 말든 기존 제품가격을 유지하려면 4분1 어치는 제살을 깍아야할 처지다. 그대로 둔다면 가격경쟁력을 상실케 된다.

미국과 교역 규모가 큰 한·중·일 증시가 또 한번 폭격을 맞고 주저앉았다. 중국은 미국을 상대로 보복관세 조치를 취하며 104% 상호관세라는 혈점 공격을 받았다. 미국 현지에서조차 '중(104%)-한(25%)-일(24%)'이 전략적으로 뭉쳐 미국 관세에 맞설 것이란 관측이 있었지만, 이는 현실화되기 쉽지 않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지난 8일 밤 이뤄진 도널트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첫 통화 뒤 “(한·중·일 3국이 함께 맞서는) 그런 종류의 반격이 상황을 극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선 독자적 협상에 주완점을 둘 것임을 피력했다. 맞는 얘기다. 각기수출·수입으로 얽혀있고, 서로의 처지가 상이한 3국의 공통 접점 찾기가 어쩌면 미국과 직접 협상으로 1%포인트 낮추기 보다 더 어려운 일일 게다.

반도체·의약품 등 품목관세 부과가 또 한번 충격탄으로 아직 남아있다. 애플·마이크론 등 미국 대표기업들이 관세 문제를 자국 정부와 어떻게 풀어가는지도 우리 기업들에게는 시금석이자, 본보기라 할 수 있다. 실례로 애플은 트럼프 1기때 생산비중이 높은 중국과의 고율관세를 흐지부지시키는 협상을 미 정부와 해냈다. 따라서, 섣부른 것 보다는 진중하고 치밀하게 준비된 협상이 우리에겐 더 중요하다.

6월3일, 대한민국은 차기 대통령을 선출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선거기간 외교와 국익 차원에서 이것 만큼 중요한 시험대가 있을 수 없다. 차기 대한민국을 이끌 지도자라면 미국과의 관세 협상, 원달러 환율 급등, 금리, 글로벌 공급망 등에 대한 명확한 해법을 갖고 있는지, 그럴 능력과 자질을 보유했는지가 핵심적 선택 기준이 될 것이다.

극도로 취약하고, 궁지에 몰린 각종 경제 지표들이 실물 산업을 뿌리에서부터 허물수 있다. 두달이라면 짧은 기간이다. 그래도 긴급처방이라도 내놓을 수 있는 팀이 대한민국을 이끌어야 한다. 신음하는 대한민국 경제와 산업, 두달 동안 제새동기 역할을 할 리더를 골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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